운송노동자들 28일째 일못하고 길바닥에
코카콜라 광주공장 운송노동자들은 최근 사측에 운송료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8월17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사측에 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거부했다. 코카콜라 운송 노동자들은 지난 9월12일 “코카콜라 운송료를 현실화하라”는 플래카드를 운송 차량 앞에 붙였다. 그리고 그날 저녁 다음날 “배차 없음”을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21명의 코카콜라 운송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못한 채 차량을 공장 주변에 세워두고 길바닥에서 현재까지 먹고 자고 있는 이유다. 오직 코카콜라 광주공장의 음료만을 운송하는 노동자들에게 배차 중지는 사실상 해고다.
▲“운송노동자들 통곡…LG생건은 승승장구”
“지난 2007년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음료를 인수하면서 운송사를 GU상사로 바꿨다. GU상사는 구 씨 일가가 운영하고 있다. GU상사와 화물 노동자들이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코카콜라를 운송하는데 10년 째 운송료가 그대로다. 10년 전보다 코카콜라 가격은 두 배로 올랐지만 운송료는 오르지 않고 있다. 기름값, 통행료, 보험료, 밥값 등 줄줄이 인상됐다.
손에 쥐는 수입은 갈수록 줄었다. 더 이상 못살겠다 싶었다. 그래서 사측에 운송료를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무리한 요구도 아니었다. 롯데칠성이나 OB맥주 같은 비슷한 업체들과 비교해봐도 코카콜라 광주공장 운송료는 많이 낮다. 예컨대 광주에서 여주까지 가는 운송료가 코카콜라는 22만 원인데 다른 곳은 27~28만 원, 많게는 30만 원이다. 한 달로 따지면 200~300만 원이 차이가 난다.”
노숙 농성 28일째인 12일 코카콜라 광주공장 농성장에서 만난 화물연대 광주지부 코카콜라분회 이중헌 분회장의 설명이다.
광주에서 대전을 왕복 운행하면 운송료 21만 원을 받는데 기름값이 17만 원, 통행료 2만 원을 빼면 손에 쥐는 게 없다는 게 노동자들의 말이다. 거기다 대부분 운송 노동자들은 대형차 200~400만 원까지 대형차 할부금을 내고 있다. 이들이 자비로 들여야 하는 비용은 더 있다. 차량 수리비, 타이어 교체비, 지입료, 차량 보험비 등이 모두 노동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기름값, 통행료, 보험료, 밥값 등이 모두 올랐지만 운송료는 10년 째 그대로. 실상 노동자들의 수입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코카콜라 운송 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또 다른 것들 중 하나는 바로 ‘공짜 공병회수’ 노동이다.
“광주공장에서 콜라를 싣고 목적지에 가면 대리점 등을 돌며 다시 공병을 회수해 광주로 온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운임은 없다. 그래서 사측에 공병 회수를 위한 실비 정도의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전을 가면 빈차로 오더라도 소요되는 기름값과 통행료가 10만 원이고 순천이나 전주, 목포는 5만 원이다. 기름값과 통행료라도 최소한 보전해 달라는 것인데 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분회장의 설명이다.
▲하루 운행 600㎞ 살인적 장시간 노동
장시간 노동 역시 ‘살인적’이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하루 운행 거리는 600㎞, 12시간 이상 일을 한다. 한달 평균 1만3000㎞를 운행한다.
“노동시간이 많게는 15~18시간이 될 때도 있다. 매일 매일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쉰다. 아침 8시30분부터 공장에서 배차가 시작된다. 집에서 5시~6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5시간이 안 될 때도 있다. 집에 들어가 애 얼굴 보고 밥 먹고…. 잠도 부족하고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분회장이 꺼낸 문제들은 일부, 아직 꺼내지 못한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고 했다.
현재 노동자들은 코카콜라 광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핵심 요구는 △운송료 현실화 △노조 인정이다. 하지만 사측의 행보는 부정적이다. 배차 중지를 통보한 이후 바로 이어 사설경비 용역업체를 고용, 노동자들을 막아서고 있다. 코카콜라 운송 노동자들의 운송료보다 높은 운송료를 지급, 대체 차량을 투입해 운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선 아직까지 단 하나의 진전된 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