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단체, 퀴어축제 반대집회

▲ 21일 광주 동구 장동로타리 인근에서 퀴어축제 반대 단체 소속 회원들이 도로에 누워 퍼레이드를 방해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축제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엔 반대 측의 방해가 집요했으나, 경찰의 질서 유지 속 큰 충돌없이 진행됐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 1000여 명은 21일 오후 3시 광주 금남로 일대를 행진하는 ‘무지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퍼레이드는 5·18민주광장에서 시작해 금남공원사거리를 지나 한미쇼핑4거리를 거쳐 장동교차로, 이연안과의원 오거리, 인쇄거리를 지나 다시 5·18민주광장으로 복귀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깃발과 피켓을 들고 선두에 선 차량의 음악과 구호에 맞춰 금남로 한쪽 차로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반대 측 단체회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퍼레이드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을 지날 때, 반대 측 단체 회원 수십 명이 도로에 난입해 진로를 방해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일부 회원들은 축제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의 성지, 광주를 동성애에서 지켜달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반대 측 한 남성은 아수라장이 된 퍼레이드에 어린 아이를 업은 채 행진을 저지하려 난입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퍼레이드 진행이 어렵게 되자 경찰과 행사 주최 측은 현장에서 기존 금남공원으로 향하던 행진을 예술의거리 쪽으로 우회하도록 진로를 변경했다.

 이후에도 도로를 막고 드러눕는 등 반대 측의 행진 방해 시도는 계속됐지만, 경찰이 반대측 차로로 우회해 지나가도록 유도해 우려했던 큰 충돌 없이 행진이 진행됐다.

 행진은 당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지나 인쇄거리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반대 측의 항의가 격렬해지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플라자브릿지를 지나 5·18민주광장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축소돼 진행됐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에 따르면, 축제 참가자 중 일부가 행진 과정에서 타박상 등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5·18민주광장과 반대 측 ‘국가인권정책 독소조항 철폐를 위한 국민대회’가 열린 금남로4가에 20여 중대 2000여 경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축제가 진행되는 5·18민주광장을 에워싸고 펜스를 설치하는 등 출입을 통제하고, 퍼레이드에선 양측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익명을 요구한 축제 참가자는 “우리가 행진을 하는데 경찰이 거리(우리)쪽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바깥쪽을 바라보고 우리를 지켜주더라”며 “지금까지 늘 배제와 감시의 대상이었는데 오늘은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인정받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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