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초고령화 시대 최고 복지
적자 감당되니 추진”
반 “달랑 두칸, 하루 2억 원 적자
정말 괜찮나 따져야”

▲ 9일 금호리조트 화순에서 진행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종합토론회.
광주 도시철도 2호선(지하철 2호선)의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종합토론회가 9일 본격 시작된 가운데, 첫 기조 발표에서 찬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금호리조트 화순에서 진행된 종합토론회 숙의 오리엔테이션에선 도시철도 2호선 찬반 양측이 차례로 기조 발표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추첨된 순서에 따라 찬성 측이 먼저 발표에 나선 가운데, 찬성 측은 광주도시철도공사 역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전민정 씨가 발표했다.

전 씨는 “학창시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 서울 지하철을 부러워 한 적이 있다”며 “대학교 땐 지하철이 있다면 이동 시간을 줄여 남는 시간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뚜벅이’인 저는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한 이후 지하철을 이용하며 교통비를 아낄 수 있었다”며 “지하철은 매우 안전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편리하게 365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월 폭설에는 하루 이용객이 7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차량의 증가로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광주 지하철은 최근 5년간 인명사고가 없었다”며 “정확한 시간에 맞춰 운행하니 교통상황을 격정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9일 금호리조트 화순에서 열린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종합토론회에서 광주도시철도공사 역무원 전민정 씨가 찬성 측을 대표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온난화, 기후변화 등으로 지하철의 효용은 많아질 것”이라면서 “(2호선을0반대하는 분들이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인지 의문이 든다”고 물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무료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사람을 만나고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지하철은 초고령화 시대 최고의 복지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는 노선이 한 개뿐이라 2호선 건설을 안 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2호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건설은 안 되고 논란만 계속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호선 적자를 걱정하는데, 가정도 살림살이를 하다보면 에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도 받으면서 살아간다”며 “(2호선을 건설해도)살림규모만 커질뿐 광주시가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재정이 감당되니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2호선은 주요 택지지구, 관공서, 대학교를 다 거쳐 미래 아이들이 등학교, 출퇴근 시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면서 “인구가 줄어드니 2호선을 하지 말자고 할 게 아니라 2호선을 지어서 떠나는 사람을 붙잡고 찾아오게 만드는 게 광주발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대 측은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의 신선호 공동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신 대표는 “광주의 미래를 위해 백지화 내지 재검토 해달라”는 호소로 운을 뗐다.

단적으로 “1호선은 우리에게 멀고 헐겁고, 2호선은 버겁다”고 정리한 신 대표는 “수조원 대 사업비를 어찌 감당해 하더라도 운영하면서 생기는 빚은 어찌 감당할 수 있냐”면서 “1호선 1년 운영적자가 460억 원인데, 2호선까지 하면 13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면 하루 운영적자가 3억 원이 넘는데,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하루 2억 원 밖에 안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며 “광주시 주장대로 하루에만 2억 원이면 그게 적은 돈인가? 지하에 그냥 2억 원을 날려도 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반대 측은 사람중심 미래교통 신선호 공동대표가 기조발표에 나섰다.

신 대표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지만 시는 빚 내면 된다고 한다”며 “다른 도시는 채무 제로화를 선언하는데 광주시는 아직도 빚내서 한다는 것”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교통복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즐겁게 탈 수 있다면 교통복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인구절벽, 지방 소멸시대에서 2호선을 하더라도 수송분담률이 한 자릿수를 못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왜 광주시가 36석의 달랑 두 칸만 계획했겠냐”고 따졌다.

신 대표는 “2호선으로 인해 2022까지 광주시의 재정계획을 보면 수송계획에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와있다”며 “교통 빚 때문에 청년실업, 노인복지, 중소기업, 골목상권 살릭, 도시공원 지키기 등은 손을 놔버려도 되는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광주시가 그동안 투입된 비용이 매몰되는 것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돈을 다른 데 쓰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기회비용은 왜 외면하는 것이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9월 정부 예산 방침을 토목 SOC(사회기반시설)에서 생활 SOC로 전환했다”며 “생활 SOC는 사람,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 지역 균형에 투자하는 것이다. 세상은 바뀌는데 광주시는 여전히 토목사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공론화 과정에 대해 “광주시 주무국장은 토론자로 나서고, 광주시장은 공공연하게 대담 방송에서 2호선 필요성을 역설하고, 도시철도공사는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어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울어진 운동장 한쪽 끝에 매달리듯 버티며 왔다. 이제 시민 여러분이 결정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속도 위주의 자동차 중심 교통에서 사람이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타기 좋은 안전한 도시라 바꿔야 한다. 이번 공론화는 어떤 광주를 만드느냐의 선택이다”며 “준비가 안 됐는데 개문발차하려는 2호선을 스톱시켜야 한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 시민 이름으로 하나하나 따져봐달라”고 호소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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