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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나쁜가? 개식용도 반대하라!
동물자유연대, ‘초복’ 토크콘서트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07-16 06:00:00
▲ 평생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뜬장에서 식용으로 사육되는 누렁이들. <사진=동물자유연대>

“인지 능력 상당한 개는 갇혀 지내는 것 자체가 고통”

 개를 먹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아가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초복이었던 지난 13일, 누구나 알고 있고 지난한 논쟁거리인 개식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마련한 초복 토크콘서트 ‘개는 왜 먹으면 안될까요?’가 서울시 종로 스페이스 노아 커넥트 홀에서 열렸고, 현재 아프리카 TV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개식용 합법화의 함정

 이미 방송 등을 통해 식용견의 잔인한 사육 실태는 왠만큼 알려져 있다. 현장 조사 등의 경험이 많은 동물자유연대 조희정 대표는 처참한 광경을 많이 목격했다. 평생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뜬장에서 사육되는 누렁이들이다.

 “개들의 싸움을 통제하기 위해 철장에 넣어 빼곡하게 쌓아서 운반하고 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날, 단백질 공급원이었다고 하지만 이미 산업화된 상태다. 끌려가는 개들에게는 두려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안 잡힐려고 발버둥을 친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일이다.”

 열악한 사육환경, 잔인한 도축과정, 비위생적인 환경 등을 이유로 개식용을 합법화해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조 대표는 합법화의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개는 친밀성과 공격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다양한 표현 능력을 가지고 친밀성을 강화해 나가기도 한다. 식용으로 사육하는 경우, 교감이라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공격성을 제압해야 하고, 이를 위해 도구들이 활용된다. 인도적 관리가 불가능하다. 합법화된 축산 역시 동물복지적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설득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나. 지금 농장에선 A4 한 장 만한 배터리 케이지에 암탉 두마리가 사육된다. 평생 알만 낳다가 죽는다. 이걸 금지하자고 수십 년 동안 이야기 됐다.”

 합법화되더라도 인도적 관리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개를 먹는다는 행위에 비윤리적인 문제는 없을까?

“개를 먹는 것은 비윤리적”

 최훈 강원대학교 철학 교수는 “비윤리적”이라고 단언한다.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의 저자이기도 한 최 교수는 “개는 귀여우니까, 인간이랑 친하니까 먹지 말아야 하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개식용도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나쁜 이유는 다른 이의 기본적인 욕구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흑인들은 버스를 타도 백인들과 함께 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자리에 안고 싶은 욕구는 백인이나 흑인이나 여성이나 남성이나 똑같다. 동물들도 기본적인 욕구나 권리가 있다. 인간이 맞으면 아프듯 동물도 아프다. 단, 인간이 가지는 욕구와 동물의 욕구는 다르다. 닭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쪼고 탐색하고, 횃대에 올라 앉는 것이 타고난 본성이다. 이런 닭들을 케이지에 가둬 놓는다. 다른 동물들도 먹으면서 왜 유독 개만 그러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만약 인간한테 ‘너 지금 잘 잘고 있어, 그런데 서른살이 되면 잡아먹을꺼야’ 한다면 공포스러울 것이다. 인간은 예측할 수 있는 존재고 자존감이 있는 존재다. 개는 그런 능력은 없다. 대신 개는 케이지 안에서 옆에 있는 개가 잡혀가거나 죽는 것을 보면 공포를 느낀다. 그 정도의 인지 능력이 있다. 닭들은 좀 다르다. 닭은 옆에 동료들이 잡혀가도 모른다. 심지어 옆에 다른 닭의 시체들이 널려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 닭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본능과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켜 주고 죽일 때 고통없이 죽일 수만 있다면 닭을 먹어도 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개나 고래는 상당히 높은 인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육할 때 고통을 줘서 기르면 안 된다. 공격성까지도 존중해줄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 길러야 한다. 더구나 잡아먹는 것은 더욱 안된다. 만약 우리가 개를 먹는다면 자연적인 습성을 최대한 인정하는 ‘사냥’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상 먹을 수 없다.”

 개를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몇 가지 논리에 대해서도 짚었다.

 “‘뭘 먹든 내맘이다’라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내 행위가 다른 존재에 피해를 끼치면 그것은 윤리적 반성의 대상이 된다. 먹기 위해서 개를 잔인하게 기르고 죽이는 것은 그래서 비윤리적이다. 희안하게 다른 존재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있다. 동성애가 대표적이다.”

 

반려견과 식용개가 다르다고?

 최 교수는 개고기 뿐 아니라 육식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육식도 문제다. 공장식 축산 등 잔인한 동물 사육이 있는 나라에서는 다른 육식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 개고기만 안 된다는 것도 설득력 떨어진다. 그러나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도 개고기를 안 먹는 것이다.”

 반려견과 식용개는 다르기 때문에 먹어도 된다는 논리도 있다. 최 교수는 이런 논리를 노예상에 비교했다.

 “개는 다 똑같은 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노예상하고 같다. ‘처음부터 노예로 태어난 애들이니까 괜찮아’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똑같은 개인데 어느 집에 태어난 우연적인 것 가지고 구분하는 것은 정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정의에 가장 기본은 우연적인 것의 배제다.”

 문화상대주의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개고기는 우리 고유 음식이고 전통음식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전통문화, 고유한 문화라고 해서 다 옳은 것인가? 노비제. 남존여비 문화가 옳은가? 그 문화가 윤리적인가 비윤리적인가를 따져야 한다.”

 우리는 가볍게 ‘소비’하고 그 이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지 않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들이 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것이 이날 토크콘서트의 큰 주제였다. 토크콘서트는 아프리카 TV(http://afree.ca/animalkorea)를 통해서 볼 수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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