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요소가 삶의 질 결정한다 단정 말고
생애주기에 맞춰 대응 전략 세워야”

▲ 나이가 들더라도 삶의 질은 건강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드림 자료사진>
 한때 “쪼금만 기다려 봐 다 똑 같아”는 말이 유행하였다.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있지만, 어감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표기하면 다음과 같다.
 40살만 돼봐, 배운 년이나 못 배운 년이나 똑같아
 50살만 돼봐, 이쁜 년이나 안 이쁜 년이나 똑같아
 60살만 돼봐, 자식 잘 둔 년이나 못 둔 년이나 똑같아
 70살만 돼봐, 서방 있는 년이나 없는 년이나 똑같아
 80살만 돼봐, 돈 있는 년이나 돈 없는 년이나 똑같아
 90살만 돼봐, 산에 누운 년이나 집에 누운 년이나 똑같아
 이 말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년’이라는 낱말에 `놈’으로 바꾸면 남성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대체로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기에 노후대책은 여성에게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인용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살 수 없다
 유행어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여성)은 학력·외모·자녀의 출세·배우자·돈, 그리고 건강 등으로 차별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력과 외모는 개인의 속성이고, 자녀의 출세와 배우자는 가족의 속성이며, 돈과 건강은 여성이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할 요소로 간주되었다.
 농담 속에 진담이 숨어있다면 청소년기에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냥’ 여겼지만, 40살만 되어도 `배운 년이나 못 배운 년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많이 배우고 성적이 좋으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혼해서 아이들 키우고 세상에 부대끼며 살다보면 같아진다는 것이다. 40대쯤 되면 어린 시절에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학력이나 성적은 직장인, 아내 혹은 어머니로 사는 데는 큰 차이가 없어진다.
 또한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살기 어렵기에 새롭게 배우지 않으면 “배운 놈이나 못 배운 놈이나 똑같다”. 요즘은 아이들까지 가진 `스마트폰’은 40대가 어린시절에는 없었던 `물건’이다. 그때는 영업하는 사원들이 `삐삐’를 차고, 무전기같은 `카폰’을 가진 경우가 간혹 있었다. 현대는 모든 사람들이 전화기, 사진기, 컴퓨터 등 복합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가진 세상이 되었다. 누구든지 새롭게 배우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이다.
 
 ▶노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생물학적으로 노화는 20대부터 시작되지만, 늙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은 50대이다. 이마와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얼굴에 검버섯이 생기기도 한다. 성형수술을 하거나 점을 빼면 세월의 흔적을 다소 줄일 수는 있지만, 목주름까지 제거하기는 쉽지 않다.
 “50살이 되면 이쁜 년이나 안 이쁜 년이나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도 갱년기가 되면 노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을 남자에게 팔 때에는 “정력에 좋다”고 하고, 여자에게 팔 때에는 “미용에 좋다”고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외모와 힘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자녀와 배우자, 노후의 삶 좌우
 “60살만 돼봐, 자식 잘 둔 년이나 못 둔 년이나 똑같다”와 “70살만 돼봐, 서방 있는 년이나 없는 년이나 똑같아”라는 말은 자녀와 배우자에 의해 자신의 삶도 좌우된다는 뜻이다.
 현대인들은 개성을 강조하지만, 사회적 인간이기에 자녀와 배우자와의 관계에 의해 삶의 질이 결정된다. 요즘은 자녀의 수가 많지 않기에 한 두명의 자녀라도 잘 키워야 한다. 자녀의 삶은 곧 부모의 성적표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사회적 출세 여부를 떠나 자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소중하다.
 “70살만 돼봐, 서방 있는 년이나 없는 년이나 똑같아”라는 말은 노후의 삶이 배우자의 유무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늙으면 집에 있는 시간이 늘기에 배우자와 함께 사는 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부부가 함께 사는 사람도 혼자 있을 때의 끼니와 둘이 있을 때의 끼니가 달라진다. 두 사람이 있으면 반찬이라도 하나 챙기고 따뜻한 국물이라도 더 챙긴다. 나이가 들수록 가까이에 사람이 있을 때 삶의 질이 좋아진다.
 
 ▶늙을수록 돈이 있어야 한다
 늙을수록 돈이 필요하다는 뜻은 “80살만 돼봐, 돈 있는 년이나 돈 없는 년이나 똑같아”라는 말에서 볼 수 있다. 자녀와 배우자가 소중하지만, 60살이 되고 70살이 되면 줄어드는데, 늙어도 돈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소중했던 돈도 80살이 되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는 뜻도 담겼다. 자식이 없어도 살고, 배우자가 없어도 살지만, 돈은 있어야 산다는 뜻이다. 늙을수록 돈이 있어야 자존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늙어서 돈을 벌기는 어렵기에 젊어서 저축해놓은 재산에서 발생되는 소득이나 이전소득이 중요하다. 일을 하지 않을 때일수록 재산에서 나오는 임대수입,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 예금 이자수입이 중요하다. 평범한 노인 중에서 임대수입, 배당금, 이자수입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따라서 많은 나라에서는 젊은 시절부터 공적 연금에 가입하도록 장려한다.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 연금에 당연 가입하게 하고, 퇴직연금 등으로 보충하도록 하고 있다.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탄다면 상당한 수입이 되고, 기초연금 등으로 보충할 수도 있다. 늙어도 생존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노인에게 건강은 곧 재산이다
 나이가 들면, 모두가 똑같다는 유행어에서 가장 나중에 나오는 말이 “90살만 돼봐, 산에 누운 년이나 집에 누운 년이나 똑같아”라는 말이다. 노화가 심해지면, 집에서 사는 사람이나 무덤에 있는 사람이나 같다는 말이다. 건강하던 사람도 늙으면 병들고 작은 병이 큰 병이 된다. 그래서 “노인은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다”.
 나이가 들더라도 삶의 질은 건강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노인은 삶을 훨씬 풍요롭게 사는데,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돈과 시간을 다 허비한다. 노인이 80대가 되면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90대가 되면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유행어의 의미를 분석하면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의 삶의 질은 학력, 외모, 자녀의 출세, 배우자, 돈, 건강 등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요소가 미치는 영향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요소에 의해서만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생애주기에 맞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모두가 똑같다구요“ 운이 따라주어야 하겠지만, 각자 노력하기 나름이지 않을까요“ 참고자료=백세인생 https://www.youtube.com/watch“v=5DkZ_EsMTGU&list=PLpbXM_vdUf_RRK6Kal8l295jfQl5BPa6O
이용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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