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터미널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저상버스 외면, 누구나 누려야 할 이동의 자유 침해”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광천터미널에서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랑하는 가족들, 맛있는 떡국, 그리고 세뱃돈… 설날이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중에는 방 안에서 틀어박혀 외롭게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타고가지도 못할 버스 티켓을 사서 우리의 현실을 알려왔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광천터미널에서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발언에 나선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대근 활동가의 절박함이 귀향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9500대의 고속·시외버스에는 중증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는 한 대도 없다. 과연 언제까지 정부는 책임을 회피한 채 버스회사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가? 정부와 지자체는 하루빨리 시외 저상버스 예산 확보에 나서달라.”

26일 오후 2시 광천터미널 광장에 모인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2014년부터 3년째 명절마다 계속해온 요구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설움을 토해냈다.

버스 탑승을 시도하면서 단 한 자리도 허용되지 않는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을 알려왔지만, 이번에는 기자회견에 이어 시민들과 함께 이동권 관련 퀴즈를 통해 보다 가깝게 다가갔다.

기자회견에서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배영준 활동가는 “우리도 광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에 가고 싶은데, 명절 때마다 집에만 있고 또 이렇게 투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그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대한 비판이 컸다.

서울이 고향인 나눔장애인 자립생활센터 김 정 활동가는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아서 그나마 기차 당 2대 있는 장애인 좌석도 못 구할 판”이라며 “금호고속은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저상버스는 외면하고 예산이 더 많이 드는 프리미엄 버스를 도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이동편의증진법이 통과된 지 10년 넘도록 고속 및 시외버스에 단 1대의 저상버스도 운행하지 않아온 버스 회사들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냉큼 도입했다는 것.

이어 “누구나 불편하지 않게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이 특권층의 이동수단으로 비춰지는 점은 유감스럽다”면서 “차라리 저상 시외버스를 특별교통수단으로 인정하고 예산을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고향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과 함께 이동권과 관련된 퀴즈와30년 뒤에도 안전하게 고향에 갈 수 있도록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메시지 적기 등 선전전을 이어갔다.

한편, 2017~2021년을 기간으로 한 제3차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이 수립 중인 가운데 장애인과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시외 이동권 보장 방안이 계획에 포함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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