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로 인식 전환을…KTX 이용자 넘어 관심 확장
중간역 신설한다면? 운암동 등지 이용자 흡수 기대
배차간격·요금 현실화…“노면전차 역할 홍보해야”

▲ 광주송정역에 도착해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셔틀열차. 운행 초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광주시가 운행시간 조정, 챔피언스필드역 신설 등을 추진 중이다.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잇는 셔틀열차가 ‘초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속열차 시대가 열리며 광주송정역 하루 평균 이용객만 2만 명에 달하는데, 정작 셔틀열차는 지속 가능여부의 기준이 되는 ‘하루 평균 800명’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점차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희망이긴 하나 앞으로 5개월 내 확실한 활성화 계기를 맞지 못한다면 ‘반짝’하고 사라질 운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셔틀열차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7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개통 초기 100여 명 안팎이던 것을 감안하면 이용자가 상당히 늘어난 셈이다.

 주말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0명을 넘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셔틀열차의 미래가 밝지 못한 게 사실이다.

 셔틀열차에 주어진 남은 시간은 약 5개월 남짓. 광주시는 3월부터 8월까지 셔틀열차를 이용해본 뒤 하루 평균 800명 이상을 달성하지 못하면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몸풀기’였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셔틀열차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는 홍보 부족, 평균 40여 분에 달하는 대기시간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일부 시간대 배차된 셔틀열차의 경우 고속열차 출발·도착 시간과 어긋나 이용객들의 불만이 제기된 상태다.

 셔틀열차의 ‘실질적인 기능’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전남연구원 정하욱 선임연구원은 “셔틀열차의 기능이나 성격 자체가 애매모호하다”면서 “셔틀열차 자체는 지역간 철도로 철도교통 기능으로만 따지면 셔틀은 셔틀인데, 기능적인 또는 실제 내용적으로는 도시철도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시철도’ 기능과 관련해 “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해당 소요시간(집에서 역까지 가는 시간, 대기시간, 배차시간 등 포함)을 감안할 때 이용자 입장에서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이다”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광주송정역은 주거지에서 역까지 가까워 (도시철도로 이용이) 가능한 데 광주역은 의외로 인근에 주거지가 없어 고속열차를 타야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이용하려는 사람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통해 활성화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정 연구원은 “지역간 철도보다는 전철개념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광주시도 셔틀열차 이용객 증가를 위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협의 중이다.

 정 연구원은 “버스정류장처럼 역이 있어야 승객들이 어디서든 타고 내릴 수 있다”며 “전철개념 활용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셔틀열차가 있는지 몰라서 안 타는” 철도 이용자들이 아직도 적지 않아 광주시는 계속해서 홍보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전반적인 운행시간표 조정도 코레일과 논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홍보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셔틀열차 시간은 고속열차 시간에 맞춰 조정해 2월 말에 적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용객들이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 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기존 노선에 새마을호, 무궁화하고 운행하고 있어 이용객 중심의 운행계획을 짜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시성, 저탄소 교통수단 등 철도교통이 갖는 강점이 적지 않다. 미래로 갈수록 철도교통의 강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며 적극적인 활성화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19일 운행을 시작한 광주역~광주송정역 셔틀열차는 1일 왕복 32회(편도 1회씩 추가 배차) 운행되고 있다. 운행 구간은 광주역~극락강역(중간 정차)~광주송정역(14km)으로, 출발역에서 종점까지 걸리는 운행시간은 16분이다.

 운임은 무궁화호 기본요금 2600원(어른 기준)이며, KTX 환승 이용객은 어른 900원, 어린이 400원, 경로 600원으로 할인된다. SRT(수서발 고속열차)는 연계 할인이 되지 않는다.

 광주시의회는 내년도 광주시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광주시가 편성한 셔틀열차 연 운영비 12억 원 중 5억 원을 삭감한 가운데, 광주시와 시의회는 8월까지 운영상황을 지켜본 뒤 지속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