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청년들과 당일치기 여행
주말에 뭐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의 ‘선택지’ 목표

▲ 김연수 청년.

 여행을 다니면 밥이 나오니 돈이 나오니?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기성세대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밥이 나오지 않아도, 본인들에게 어떤 이익이 생기지 않아도 그냥 하고 싶은 여행을 혼자가 아니라 기왕이면 함께 하기 위해 시간과 용돈까지 써가면서 행복한 여행을 기획하는 ‘하루사이’ 김연수 청년을 만납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신대학교에 재학 중인 25살 김연수라고 합니다. 광주에서 태어나서 광주에서 자라왔고, 지금은 광주에서 재밌는 일을 하나 벌이고 있습니다.

 -‘하루사이’를 2년여 동안 해오고 있는데, 어떤 모임인가요?

 △제가 되게 소심하고 약간은 찌질한 성격을 가진 평범한 남자 대학생인데요. 저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고 항상 새로운 만남을 꿈꿉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친해진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처럼 소심한 사람들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바로 ‘하루사이’라는 모임입니다.

 ‘하루사이’는 한 달에 한 번 42명의 광주 대학생들이 모여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는 커뮤니티입니다. 신입생이든 복학생이든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든 여행에 참가할 수 있는데요. 2015년 8월에 첫 여행을 시작으로 어느덧 600여 명이 넘는 광주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하루사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인 3월18일에도 40여 명의 대학생 분들과 하루사이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화개장터와 광양매화마을, 하동 최참판댁을 여행했습니다. 하동이란 지역이 정말 볼 것도 많고 좋은 여행지인데 광주 대학생들 중에 하동을 가본 분들이 많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광주에서 하동까지 가는 대중교통편이 마땅치 않고 교통비 또한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도 저희 하루사이여행이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을 편하게 갈 수 있고 그 비용 또한 대중교통비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너무 저렴한 비용 때문에 저희 여행이 사기가 아닌지 의심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인데요. 기차나 고속버스 같은 대중교통도 결국엔 수익사업인데 저희는 수익을 완전히 포기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행은 보통 6명이 한 조로 편성되어 이루어지는데 여행지에서의 모든 행동은 자유입니다. 보고 싶은 걸 보고 먹고 싶은 걸 먹고 가벼운 음주도 환영입니다. 제가 간섭 받는 것을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간섭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뭐든 억지로 하는 것은 재미없잖아요.

 

낯선 곳이 주는 긴장감, 삶의 동력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여행과 조금 달라요. 기차를 타고 먼 곳을 가고 비행기를 타고 다른 대륙을 가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학교를 가더라도 맨날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들어선다면 그 순간 여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어디든 낯선 곳을 간다면 그것은 여행이에요. 매번 가는 곳도 햇볕이 내리쬐는 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들고 걸으면 새로운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 순간도 여행을 하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길 잃어버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일부러 아는 길보다는 모르는 길로 가고 발길 가는대로 무작정 걷는 것이 좋았습니다. 낯선 것으로부터 오는 긴장감이 제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곳만 가고 똑같은 것만 먹고 똑같은 일만 하는 것이 저에겐 너무 힘든 일입니다.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진로나 취업을 위한 활동에 비해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여행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서 금전적인 손해를 볼 때도 있고 여행 준비 때문에 많은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서 학교생활을 게을리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도대체 왜 그런 일을 계속 하냐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요. 인생에는 다양한 가치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곳에 취직해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인생의 유일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되지는 않지만 내가 즐길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사실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취업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막연히 잘 풀릴 것 같다는 믿음이 있어요. 저는 ‘될놈될’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될 놈은 된다.’ 저는 항상 내가 바로 될 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뭘 해도 잘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여행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이야기 해 주세요.

 △모든 여행이 기억에 남고 여행에 참가한 거의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기억이라는 건 너무 잔인하게도 잊고 싶은 기억일수록 더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작년 3월에 광양매화마을로 가는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었습니다. 42명이라는 여행 정원을 훨씬 넘긴 80여 명의 대학생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고 처음으로 두 대의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날 역대급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 날이었고, 차가 밀려도 2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4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려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여행 계획이 엉망이 되어버렸고 참가자분들의 친목도모도 어렵게 돼버렸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때 여행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고 여행에 참가해주셨던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광양이라는 지역에 대해서도 괜한 악감정이 생길 뻔 했는데 올해 3월 다녀온 광양하동여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서 트라우마가 조금 극복된 것 같아요.

 

하루사이를 지속, 인연으로

 -올해 ‘하루사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 ‘하루사이’가 광주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만남이라는 게 일회성 만남이고 이후의 만남은 본인들의 욕심에 달려있었는데, 올해는 제가 그 욕심을 부려볼 생각입니다. 여행 참가자 분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자주 접촉해서 만남이 계속 지속되고 인연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가는 여행을 두 번 이상으로 늘리고 싶어요. 더 많은 광주 대학생들이 참가의 문턱 없이 하루사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더 많은 여행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대학생 때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엄청난 부자가 되거나 엄청난 유명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부자는커녕 용돈으로 여행 적자를 메우느라 당장 내일 점심 식사를 걱정해야할 형편이고, 유명해지는 것도 거의 실패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졸업이 1년도 남지 않아서 조바심이 나는데요. 학생으로 살 수 있는 마지막 10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뭔가 큰 성과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학교 졸업 후 목표는 30살 이전에 돈 많은 백수가 되는 거예요. 아직 30살 이후 까지는 계획이 없습니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싶어요.

 -광주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다 부탁합니다.

 △저는 항상 열려있는 사람입니다. 모든 광주 대학생 분들을 사랑해요. ‘하루사이’도 마찬가지예요. 언제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만남을 꿈꾸는 광주 대학생이라면, 지금 당장 하루사이와 함께 해요!



▶하루사이 / 김연수 청년을 만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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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권_옹달샘 <광주청년센터the숲 센터장>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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