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호남 경선 관전 포인트…더불어민주당
투표 결과 유출 논란·후보간 네거티브 공방 속
대세론 견고화-제2의 ‘노무현 기적’ 결과 주목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 기호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호남권 대선후보 경선은 사실상 ‘문재인 과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기선을 제압하느냐 안희정 충남도지사 또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반전이냐가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결판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5일부터 26일까지 호남권 모바일 ARS 투표, 27일 광주여자대학교에서 전국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순회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27일 순회 경선이 끝나면 곧바로 호남지역 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문 전 대표를 맹렬히 추격하는 상대 후보 진영에서는 “호남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거나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경우 향후 경선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대세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 측은 첫 경선지역인 호남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호남 압승…조기에 후보 확정”

 

 23일 전북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문 전 대표도 호남 경선과 관련해 “욕심 같아서는 호남에서부터 압승을 거둬 조기에 민주당 후보로 빨리 결정되고 싶다”며 조기 결판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해 총선 과정 불거진 이른바 ‘반문정서’,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의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대세는 변함 없다”는 게 캠프 측 판단이다.

 “못해도 호남에서 60% 이상 득표율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광주지역 문 전 대표 측 캠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4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문정서’도 점차 누그러진 것 아니겠냐”며 “호남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압도적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바짝 뒤를 쫓고 있는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선한 의지 발언이 지역 정서와 맞지 않다는 점도 ‘압승’의 근거로 들었다.

 다만, ‘비문연대’ 가능성으로 인한 ‘확실한 정권교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논란이 된 ‘전두환 표창’·‘부산대통령’ 발언 등에 호남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희정 “박빙승부 펼치면 사실상 이긴 게임”

 

 호남 경선을 역전 발판으로 노리고 있는 안 지사 측은 본선 경쟁력과 안정감, 확장성을 내세워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안 지사 측 광주캠프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는 지역이나 세대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나. 당내 경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반문연대 등 문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문 후보의 과반 득표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지사 측은 “호남에서 문 후보의 과반 저지, 문 후보와의 박빙 승부만 펼쳐져도 사실상 이기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지난 21일 광주CBS라디오 ‘CBS매거진’에서 “저희의 목표는 (문재인 후보의) 50%선을 저지하는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남 경선 다음이 안 지사의 ‘홈그라운드’ 격인 충청권이기 때문에 “일단 호남에서 바람만 타면 수도권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노무현의 기적 재현…어게인 2002”

 

 이재명 성남시장은 호남 경선을 앞두고 ‘어게인(again) 2002’를 외치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5% 지지율의 ‘최약체’ 후보에서 광주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선 당선까지 이뤄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적’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이날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호남 경선이 민주당 경선 결과를 좌지우지할 고비라고 판단한다”며 “이번 경선은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실천적 욕구가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문재인 후보는 기득권자와의 실질적 대연정을, 안희정 후보는 적폐세력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문·안 불가론’을 펴기도 했다.

 당내 조직이나 기반이 약한 이 시장은 이번 경선에서 온라인, SNS를 기반으로 한 ‘적극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완전국민경선제로 모집한 선거인단이 214만 명에 이르면서 조직·동원이 미치는 영향력이 줄고, 선거인단 구성도 40대 이하 20~30대가 크게 늘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거인단에서 모바일 ARS투표를 택한 선거인단의 비중도 압도적으로 많아 이 시장 지지층과 ‘교집합’이 상당할 것이란 내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214만여 명 중 ARS투표 선거인단은 일반 선거인단 숫자만 182만 명을 넘는다. 지난 22일 투표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최성 “차기 정부 야3당 공동정부 구성해야”

 

 ‘토론회 강자’로 떠오른 최성 고양시장은 “지지율은 낮지만 지난 6번의 당 대선후보 토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SNS 대통령이다’는 말씀을 듣고 있다”며 ‘깜짝 선전’을 기대했다.

 최 시장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난 총선 과정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분당을 꼬집고, “차기 정권에서는 야3당 공동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벌어진 크고 작은 당 안팎 잡음들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지난 22일 전국 동시 투표소 투표 개표 결과 유출 논란, 후보자들간 ‘네거티브’ 책임 공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네거티브’ 책임 소재를 놓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최근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주고 받으며 본선 공조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투표 결과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민주당 선관위가 진상조사위를 꾸리기로 했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이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도를 의심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보다 먼저 결과가 나오는 국민의당의 호남권 대선후보 경선이 막판 표심을 흔드는 요인이 될 지도 관전 포인트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