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노동절 광주지역 기념대회 열려
돌봄전담사·철도노동자 등 “비정규직 철폐”

▲ 제127주년 세계노동절을 맞는 1일 광주 유스퀘어터미널 앞에서 민주노총 주관으로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가 열렸다.
제127주년 세계노동절을 맞는 1일 광주 유스퀘어터미널 앞에서 민주노총 주관으로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가 열렸다.

이번 노동절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 체제 해체 ▲노조 할 권리 등을 ‘지금 당장’ 수용하라고 정치권 등에 요구했다.

특히 현장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 됐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정형택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은 “백만 촛불로 박근혜 대통령을 쫓아냈고 노동 개악에 맞서 한상균 위원장이 구속됐다”면서 “봄은 왔지만 노동 권리는 더욱 외면 받는 상황”을 개탄했다.

이어 “비정규직 천만 시대를 앞두고 광주시교육청에서도 우려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2021년까지 실현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노동자 요구 사항을 강조했다.

투쟁사업장 대표로 최성현 철도노조 차량지부장과 김현미 교육공무직 초등돌봄분과장이 마이크를 잡고 투쟁 결의를 다짐했다.

철도노조 호남지역본부는 광주 송정역 광장에서 KTX 고속차량정비업무 외주화 철회를 위한 호남지역 간부결의대회를 갖고 지난 24일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외주화 확대를 막고 외주화된 중핵심업무 환원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이다.

광주시교육청은 돌봄전담사 직종을 무기계약으로 전환시키며 현재 근무 중인 돌봄전담사들의 고용은 보장하지 않은 채 서류시험을 포함한 공개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생존권이 달린 134명의 돌봄전담사들은 2주 넘게 교육청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이다.

최저임금 1만 원에 대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도 터져 나왔다.

금속노조 이용현 씨는 “슬라이드 레일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워크아웃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서른 살 금속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가정형편이 안 좋아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어 “열심히 잔업특근을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집안에 보탬이 되고 동생에게 용돈도 주고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하고 보험도 들고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면서 만족하며 사는 것이 소박한 꿈이었다”며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현실은 참으로 냉혹했고 그 현실의 벽이 이렇게 높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열심히 잔업특근하면서 일해도 매년 최저임금은 쥐꼬리만큼 오르고 거기에 비웃듯이 물가는 더 올라서 제가 생각했고 소망했던 꿈들이 산산조각나기 시작했다”는 것.

그는 “저축은 아예 꿈도 못 꾸고 생활비는 점점 늘어가는 현실을 보며 최저임금을 겨우 받거나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우려하지만 중소자영업자의 매출감소 주요원인은 과다경쟁과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저임금 1만원이 된다면 최우선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장가도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조선대 재학생인 한광규 광주장미혁명 추진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우리는 돈 벌려고 태어난 게 아니고 대학교는 취업하려고 등록한 학원이 아니다”며 “일터는 자아를 실현하고 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1만 원 구호를 외쳤다.

노동자들은 요구 실현을 위해 6.30 사회적 총파업에서 승리하자고 결의하며 행사를 끝마쳤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니나노’ 팀이 율동 공연을 선보였으며, 광주지역노동자 노래패의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또 ‘최저임금 1만 원’과 ‘비정규직철폐’ 메시지가 들어있는 박 터트리기 행사도 진행됐다.

이날 대회는 광주를 비롯해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15개의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이날 3만 여명의 조합원 등이 노동절 집회에 참가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