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암 피해 반복” 폐암 사망·유방암 피해 3건 접수
“반복되는 반도체 노동자 직업성암 발병, 산재인정돼야”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ATK 반도체)에서 일하다 암으로 사망하거나 암 발병 피해를 입은 유족과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유족급여와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1일 전국금속노동조합와 노동건강권 관련 시민단체인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사망한 신 아무개 씨를 비롯해 유방암 등 피해자 3명에 대한 산재신청을 근로복지공단 서울 성동지사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와 반올림에 따르면 1996년 앰코테크놀로지에 입사한 신(사망 당시 44세. 남성) 씨는 19년 동안 반도체 조립공정 중 몰드공정의 설비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2013년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2015년 사망했다. 신 씨가 담당했던 몰드공정은 반도체 보호를 위해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를 고온으로 녹여 반도체를 감싸주는 공정으로, 벤젠·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이 발생하며, 특히 유지보수 작업시 에폭시몰딩컴파운드가 타고 남은 검댕에 노출되는 작업환경이었다.

 역시 2015년 폐암으로 사망한 정모(사망 당시 50세, 여성) 씨는 1984년 앰코테크놀로지에 입사해 30년을 근무했다. 정 씨의 경우 금선연결 공정에서 약 2년 근무하면서 칩 접착공정에서 사용하는 에폭시·폴리에틸렌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으며, 이후 담당했던 스펙복사 업무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 토너분말과 종이분진, 사무기기에서 배출하는 오존과 질소산화물, 유기화합물 등에 직접 노출됐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므로 망인의 작업환경이 폐암을 유발하였거나 촉진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1994년 앰코테크놀로지에 입사해 지난 2014년 유방암 판정을 받은 성모(45세, 여성) 씨는 조립 공정 중 QA업무(품질관리부서)수행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조립공정에서 발생하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으며 야간 교대제 근무 및 전리방사선 등에도 노출됐다는 게 산재 신청 이유다.

 금속노조 등은 “폐암, 유방암, 백혈병 발병자들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제보를 통해 파악한 것만 해도 폐암 6건, 유방암 6건, 백혈병 5건, 그 외 다른 암 발병 사례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등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피해 심각하다”면서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같은 반도체 조립공정도 수많은 유해물질을 사용하여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피해 심각하기 때문에 신속한 산재인정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철저한 연구조사 및 재발방지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도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처럼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을 통한 보상 및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올림’에 제보된 첨단 전자산업(반도체, LCD 등)의 백혈병, 뇌종양 등의 직업병 피해자들은 377명, 이 중 137명이 사망(2016년 12월 기준)했다. 또 반올림을 통한 전자산업 산재신청자는 84명으로 이 중 10명이 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법원을 통한 인정자 수 포함하면 19명) 받았으며 나머지는 불승인 되거나 1~2년 이상의 긴 역학조사 중에 있는 상황이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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