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 현장 방문 후 각오 밝혀
이건리 위원장 “진실 향한
막중한 책임 다할 것”

▲ 13일 5·18 헬기사격 총탄흔적이 발견된 전일빌딩 10층 현장을 둘러본 뒤 1층에서 5·18특조위 이건리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활동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오직 진실 규명이라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할 것입니다.”

13일 광주를 찾은 ‘5·18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이하 5·18특조위)’의 이건리 위원장의 각오는 분명했다.

이날 5·18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 총탄 흔적이 발견된 전일빌딩 10층 현장을 살펴본 뒤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위원장은 “저희는 국가와 국민의 부름에 응답해 이곳에 왔다”며 “37년 전 진실을 밝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 생명을 보호해야 할 80년 당시 군과 군인들이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하고 더욱이 헬기사격까지 했다는 의혹, 더 나아가 전투기가 무장한 채 출격대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앞에서 저는 참으로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출범 후 이날 첫 광주 방문으로 5·18특조위는 사실상 조사 활동에 돌입했다.

이 위원장은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진실된 역사를 써나가는 또 하나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며 “어쩌면 진실을 향한 대장정은 37년 전부터 끊임 없이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37년 세월이 지나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는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침묵의 카르텔을 진실을 향한 지혜와 용기로 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미래세대에 진실된 역사를 남겨야 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며 그동안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했던 이들에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 조작해 국민들의 눈과 귀, 마음을 가리고 어둠 속에서 살아갔던 것에서 용기있게 탈출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불의와 거짓을 용인해서도, 외면해서도 안 된다”며 “진실을 밝혀 정의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상실과 고통 앞에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며 “역사적 진실의 퍼즐을 맞추는 일에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머뭇거림 없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80년 5월 광주에서처럼 피를 흘리지 못하지만 우리는 많은 땀과 눈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89년 청문회, 95년 검찰 조사, 2005년 과거사 조사에서 많은 사실을 밝혔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이 있다”며 “국가, 계엄군이 왜곡, 변조, 조작한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 역할을 마치는 순간까지 오직 진실규명이라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관련 자료, 증언, 관계자 면담 등 모든 방법을 다 할 것”이라며 “5·18 관계자, 시민, 언론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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