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 ‘킬링 타임’ 용으로 인기 높아
물풀·붕사 원료 인체 유해·환경호르몬 우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유행하는 물품이 있다. 바로 ‘액체괴물’이다.

액체괴물은 액체과 고체의 중간 상태인, 젤(gel) 상태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액체괴물에 들어가는 성분은 물풀, 베이킹소다, 붕사 등을 혼합한 기본 형태에 기호에 따라 반짝이(글리터), 진주 등의 갖가지 물질이 추가된다. 줄여서 ‘액괴’ 라고 불리며, 학생들의 킬링타임(Killing time)용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 액체괴물이 널리 퍼지게 된 계기는 인스타그램을 필두로 한 다양한 소셜미디어들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액체괴물 만드는 방법’ ‘액체괴물 ASMR 모음집’ 등 다양한 컨텐츠들을 통해 누구나 액체괴물에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명 아이돌이 모 TV프로그램에서 액체괴물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급속도로 확장됐다.

실제 그 인기를 알아보기 위해서 포털 쇼핑몰에 ‘액체괴물’을 검색하면 약 7000여 개 이상의 상품이 검색된다. 또한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액체괴물을 검색해도 약 86만 3000 건에 달하는 무수한 영상들이 조회 가능하다.

액체괴물을 주제로 한 개인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A양(17)은 “누구든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액체괴물을 컨텐츠로 하는 영상들은 손만 나와도 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기를 얻어가는 액체괴물에 대해 일부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다. 액체괴물 내 성분들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액체괴물은 물풀·붕사 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우선 물풀의 경우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프탈레이트 계열의 가소재가 나올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의 내분비계의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평소 가정용 세제로 사용되고, 특수유리에도 마찬가지로 사용되는 붕사 역시 유해성이 우려된다. 붕사는 물에 희석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장시간 신체에 노출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많은 양을 장시간 신체에 접촉시키면 ‘SODIUM BORATE’라는 물질이 발산해 피부와 안구에 홍반과 통증을 불러일으키고, 불임 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5월, 액체괴물을 가지고 놀던 11세 여아가 3도 화상을 입은 사건도 벌어졌다. 담당 의사는 당시 화상의 원인을 액체 괴물 제조에 쓰이는 붕사에 장기간 노출된 탓이라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아이의 어머니는 “나는 붕사를 단지 세탁세제 정도로 생각했다. 이 물질이 위험한 물질인지 몰랐다”면서 “다른 부모들도 이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액체괴물의 또 다른 문제는 폐기와 관련돼 있다. 액체괴물을 변기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화장실의 변기에 폐기하는 경우, 고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액체괴물은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하수관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수질 오염을 유발한다. 몇몇 유튜버들이 ‘액체괴물 바르게 버리기’ 캠페인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김세윤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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