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없는 게시글·덧글” SNS 공해
“소통 없는 홍보, 반감 불러” 역풍도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SNS를 정치의 창으로 보고 활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일방적으로 홍보를 접하게 되는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눈치다.

 정치인의 SNS 활동은 “직간접적으로나마 어떻게든 대중들의 눈에 띄어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시민들 역시 정치인의 근황을 SNS 상 검색만으로 확인할 수 있고, 온라인상에서나마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본보가 만난 시민들은 “정치인들이 내실 없는 내용으로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SNS 공해’라고까지 표현했다. “대부분 사업·정책에 대한 내용보단 단순 활동보고가 많고, 지지자들이 덧글에 몰려드는 모양이 보기 싫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특히 “광역·기초 선거 후보자들의 SNS 활동이 정작 SNS의 주요 이용 층인 청년들과 접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민 이 모 씨(30대)는 최근 페이스북 친구 목록에서 광주 정치인들의 팔로우(구독)을 대부분 끊었다. “정치인들이 ‘무언가를 바꿔보겠다’는 거창한 표현을 하며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자꾸 타임라인에 들어와 공해처럼 느껴졌다”는 것.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관련 게시글에 지지자들이 덧글과 ‘좋아요’를 달며 여론 몰이를 한다는 느낌까지 든다”며 “또한 이 과정에서 소위 ‘정치적 인맥 쌓기’를 하는 모양새까지 눈에 띄어, 아예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장 후보 OOO씨 지지 밴드에 들어오라”는 지인의 요청에 가입했던 김모 씨(40대)는 얼마 못가 이를 탈퇴했다. 그는 “평소 평이 좋았던 후보였던 터라 호기심 삼아 가입했는데, 정작 밴드 내부에서는 지지자들의 추종과 찬양만 이어질 뿐이었다”며 “이런 활동은 오히려 정치인에게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에서도 그는“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정치인 계정들이 활발해지지던 지난 여름 즈음부터” 구독을 끊었다.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이 태그를 걸어 ‘좋아요’를 요청해도, 조용히 태그를 풀어 거부했다. 그는 “SNS를 통해서 정치인이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는 소통창구로 활용하면 유의 깊게 보겠지만, 대부분 개인의 치적 홍보에만 주력해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피로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NS를 활발하게 하는 청년층 사이에서도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도는 극히 미미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페이스북 게시글에 의미 없는 이모티콘으로 덧글과 답덧글을 다는 것이 눈에 띄어 비호감이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학생 김모 씨(25)는 “SNS에선 보통 ‘내가 이렇게 잘했다’는 내용이 대다수라 눈에 읽히지도 않는다”며 “해당 정치인이 추진한 사업·정책에 대한 비판 혹은 현장 반응도 알 수 없어, 정치인들의 자화자찬을 믿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어디 행사나 활동을 참여했다는 것만 올라오는 게시글들도 많은데, 정작 내실 없는 행보로만 비춰져 오히려 신뢰감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산하 씨(20대)는 “정치인들이 SNS 이용층인 청년을 유권자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청년표를 유의미한 지표로 보지 않기 때문에, SNS에서도 청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활동이 보이진 않는다”는 것. “청년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자신의 정책을 영상 및 카드 뉴스 등으로 재미있게 활용한다면 정치 활동으로의 SNS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부분 필터링을 통해 본인들에게 유리한 것만 취해 업로드하는 정치인들이 실효성 있는 SNS 활동을 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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