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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진실 알린 헌트리 목사, 광주에 잠들다
17일 양림동 선교사묘역서 유해 안장식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05-18 06:00:00
▲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전 세계에 알린 고 찰스 헌트리(Charles Betts Huntlry, 한국 이름 허철선) 목사의 유해가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 안장됐다. 안장식이 끝난 후 유족 마사 헌트리 여사가 남편의 묘비를 어루 만지고 있다.

“그는 떠나면서 광주와 평생가는 관계를 맺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전 세계에 알린 고 찰스 헌트리(Charles Betts Huntlry, 한국 이름 허철선) 목사가 광주에 잠들었다.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산 선교묘원(호남신학대학교 내)에서 고 헌트리 목사의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1969년부터 선교사로 광주를 찾은 그는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사역하면서 1980년 5·18의 참상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이를 여러 사진과 글로 기록했고, 특히 사진들은 전세계로 전달돼 5·18의 진실을 알리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

자신의 사택에 계엄군에 쫓기는 시민들을 숨겨주는 등 5·18 내내 광주시민들과 함께 했다.

오월어머니집은 5·18의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그의 노력과 정신을 높이 평가해 오월어머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17일 남구 양림동산 선교묘원에서 진행된 고 찰스 헌트리 목사 유해 안장식.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헌트리 목사가 직접 광주를 찾아 상을 받진 못했고, 홍정희 목사가 대리수상해 미국으로 건너가 그에게 상을 전달했다.

지난해 6월 홍 목사로부터 상을 전달받은 그는 너무 기뻐하며 이를 기념해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 6월29일 미국의 사택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81세.

오월어머니상을 받으면서 “한국에 가고 싶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지금은 갈 수 없다”고 한 그는 “죽으면 갈 수 있겠다”는 말을 남겼다.

평소에도 “광주에 가고 싶다”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들은 고인의 유골 일부를 광주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안장식엔 지난 15일 광주를 찾은 고 헌트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트리 여사와 자녀 등이 참석했다.

5·18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헌신한 고 찰스 헌트리 목사의 묘.

안장식이 끝난 뒤 헌트리 여사는 “그는 천국에 있지만, 그의 몸은 광주에 묻혔다”며 “우리처럼 남편도 하늘에서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평소에 한국분들에게 배우라고 강조했다”며 “그가 광주에 잠듦으로써 평생 가는 관계는 맺게 됐다”고 강조했다.

헌트리 목사를 광주에 묻은 것을 계기로 “이곳에 믿음과 사랑, 희망을 남기고 가고 싶다”고 한 헌트리 여사는 한국말로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헌트리 여사 등 유족들은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기념식에서 헌트리 여사는 자신의 남편과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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