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왕·광주자매·발산 등 ‘광주 콘텐츠’ 제작
혐오 지적 영상 화제
“혐오 악순환 끊고 싶어”

▲ 데블스TV 김영빈 청년. 유튜브(YouTube) 영상 화면 캡쳐.
 최근 유투브에서 랩퍼 산이의 ‘웅앵웅’ 가사를 해석한 영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데블스TV의 김영빈 씨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데블스TV 김영빈입니다.
 
 -데블스TV는 어떤 곳인가요?

 △영상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회사입니다.
 
 -데블스TV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 3가지는 무엇인가요?

 △낚시왕 김낚시, 광주자매, 발산에서 생긴 일 등이 있습니다. 낚시왕은 시민형 실험카메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져 반응을 보는 콘텐츠입니다. 광주를 배경으로(충장로, 유스퀘어 등) 만든 콘텐츠이기 때문에 지역 시민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광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케 하는 흥미로운 콘텐츠입니다.
 광주자매는 지역의 고유언어(사투리)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입니다. 광주 소재의 식당과 공간을 소개하고, 리뷰하는 형태입니다. 두 자매의 귀엽고 정감가는 말투가 콘텐츠의 핵심입니다. 20대 청년들이 가진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일상을 소비하며 즐기는 영상입니다.
 발산에서 생긴 일은 ‘도시재생’과 연결 되는 콘텐츠입니다. 데블스는 2015년부터 광주 양3동에 위치한 ‘발산마을’ 마을만들기 프로젝트에 함께 했습니다. 그 안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이웃캠프, 할매할배 포토그래퍼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마을을 꾸려왔습니다. 어르신들은 마을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하셨고, 데블스는 그 활동을 ‘영상’으로 만들어 대중에게 알렸죠.
 
▲‘웅앵웅’ 가사 해석 영상 200만 넘어
 
 -래퍼 산이의 ‘웅앵웅’ 가사를 해석하는 영상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영상을 만든 계기가 있나요?

 △유튜브에 난무하는 혐오콘텐츠를 보고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엄마몰카, 동물 학대, 5·18 폄하, 성소수자 아웃팅, 여성의 신체를 성적대상화하는 영상. 이 모든 게 콘텐츠로 소비되는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영상들은 ‘혐오’에 기반한 것이었고, 그렇게 답습한 혐오 표현은 학교로 이어졌습니다. 이 악순환을 끊고 싶었고, 가장 심각한 여성혐오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전에도 페미니즘 관련 글들을 개인 페이스북 등에 게시한 것으로 이슈나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어떤 이유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민주정부가 들어왔다지만 소수자 이슈는 늘 뒷전이었습니다. 그 중 여성혐오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인식했습니다. 제 주변에 호모소셜 문화,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웅앵웅’ 가사 해석 영상 이후 조회수는 이미 200만을 훌쩍 넘었고, 이에 대한 다양한 반박, 비판, 비난 영상이 난무하고 있어요. 또 이에 대한 재반박 영상을 올리시기도 했고요.

 △저 역시 남성집단을 비판한 것이기 때문에 저에 대한 비판과 조롱 정도는 감수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거센 공격에 법적대응을 결정했습니다. 건전한 논의가 아닌 무분별한 욕설과 혐오표현, 지역 비하, 직원들을 향한 협박 등의 도를 넘어선 행위에 대해서는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분명 그들도 억압받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김영빈 청년.
 
 -개인 김영빈과 데블스TV가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분리해서 접근해 오다가 최근 데블스TV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요?

 △데블스TV가 지향하는 컨텐츠적 가치 중 핵심은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고 결정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한 것이라 어려움이 없진 않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박한 지식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긴 하지만, 저는 지식인이나 학자들의 말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유튜브라는 대중 플랫폼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지에 대한 고민 정도죠. 영상을 준비할 때는 대주제를 뽑고 자유롭에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편집 과정에서 맥락을 정리합니다. 그래서 횡설수설 할 때가 있는데, 관련 지식과 촬영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반대 집단 설득 언어의 개선 필요”
 
 -향후엔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갈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반페미니즘적 성향이 힘을 얻고 있고, ‘남초’ 커뮤니티나 남성연대로 꾸준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사회에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이슈가 더 이상은 우회할 수 없는 중요한 질문으로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토론과 이견을 좁혀가는 경험들이 넓어질 수 있을까요?

 △비슷한 고민을 자주 합니다. 저 역시 또래 남성들과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고, 건전한 논의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제 견해가 짧은 탓도 있고, 설득 대상에 대한 분석도 부족했습니다. 이미 반페미니즘으로 돌아선 남성들에게 제 영상은 굉장히 공격적이었고 운동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많이 회의적입니다. 결국 우리는 동료시민이고, 사회구성원이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입니다. 이 대화의 지평을 넓히지 못하면 고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도 여러 곳에서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계시는 페미니스트 분들과, 변화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희망적입니다. 다양한 갈래의 고찰과 해석이 나와야 하고, 반대 집단을 설득하려는 언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김영빈 청년.
 
 -최근 문재인 정부의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관련 어떻게 보세요?

 △전부는 아니겠지만 분명 페미니즘에 대한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20대 남성 역시 경제적으로 힘든 위치에 있고, 더불어 청년이라는 약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정책적 혜택이 그들에게 눈엣가시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군대문제와 친여성정책이 부딪히고, 기존의 가부장제 속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 사회적으로 갈등을 야기하는 소위 ‘남혐’커뮤니티에 대한 반감 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데블스 TV는 어떤 고민과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요?

 △여전히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위해 고민 중입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정서상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저희가 생각하는 컨텐츠 방향성이 완벽할 순 없겠지만 계속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데블스TV와 김영빈을 만나는 방법

페이스북 ‘데블스TV’ 페이지: facebook.com/devilsaresoul

유투브: ‘데블스TV’ 검색

문정은 <광주청년센터 더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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