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지원 호쿠리쿠연락회
나카가와 사무국장

▲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동원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의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이 28일 광주시 청소년문화의집에서 간담회를 갖고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투쟁 진행 상황 등을 소개하는 한편, 광주의 적극적인 연대를 호소했다.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투쟁을 돕고 있는 일본의 시민단체 활동가가 광주를 찾아 역사적 투쟁에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일본의 전범기업 후지코시로 동원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동원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이하 호쿠리쿠연락회)’의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은 28일 광주시 청소년문화의집(서구 화정동)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30일 서울에서 있을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2차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그는 “강제동원 문제는 1945년 일본이 패전하자마자 해결했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전쟁 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 참여해 경제만을 우선으로 했을뿐 이런 문제(강제동원 등 전쟁범죄)에 대해선 아예 생각조차 없었다”며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대해서도 싸울 의지를 가진 일본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찾아 “5·18이 역사적 진실 알리는 운동에 용기 줘”

그 스스로도 “학교에서 근대사를 전혀 배우지 않았다”며 “매스컴들은 아베정권에 협력해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등 역사 부정에 동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어려움 등 일본 내부의 문제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등을 한국을 공격하는데 악용하고 있다는 게 나카가와 사무국장의 문제의식이다.

호쿠리쿠연락회에 대한 일본 우익세력의 무차별적인 공격 또한 잇따랐다.

호쿠리쿠연락회의 문전행동을 방해하며 “조선 거지들” “후지코시는 (한국 피해자들에게)절대 돈을 줘선 안 된다”고 하는가하면 나카가와 사무국장을 직접 가리켜 “매국노” “조센진” “일본에서 꺼져라” 등의 심한 말도 일삼았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 싸움은 피해 할머니들과 일본의 미래를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를 단순히 동정하는 차원이 아닌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오랜 세월 고통 속에 살아온 할머니들의 한을 푸는 것이 곧 “다양한 모순에 빠진 일본을 바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의 시민사회를 겨냥한 ‘진실 알리기’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

생존해 있는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에 귀 기울이고 이를 적극 알려내는 것.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바로 이를 통해 일본 시민사회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근본적 문제 해결의 길이라고 믿었다.

나카가와 사무국장이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관련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이 사진은 “일본에 가면 여러 가지 혜택 받을 수 있다”고 어린 소녀들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영상의 일부 내용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가 “일본의 침략,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광주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나카가와 사무국장에겐 광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데, 청년 시절 운동에 뛰어든 계기를 만들어준 게 광주 5·18민중항쟁이었다는 것이다.

“80년 당시 5·18과 관련한 영상을 접했는데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고 이것이 지금 활동의 계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어로 “(광주가)너무너무 큰 힘이 된다”고 진심을 전한 그는 “지금도 5·18묘지를 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용기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3·1운동 100주년, 일본 침략역사 청산 시작점됐으면”

광주의 연대가 그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한일 청소년 교류를 통해 청소년들이 도야마에 찾아온 것만으로도 다시 투쟁을 이어나갈 힘을 얻었다”며 “당장이든 앞으로든 도야마에 오셔서 저희 운동을 지원하고 응원주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 솔직한 심정으로 광주의 더 많은 분들이 도야마를 방문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를 마친 그는 이날 오후엔 서구 양동을 찾아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2차 소송 원고인 오경애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29일에는 1차 소송 원고인 전주 최희순 할머니와 김정주 할머니를 만나고 30일에는 서울로 가 2차 소송 항소심 판결을 지켜볼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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