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무기계약전환’ 철야농성…“고용승계” 요구
“국어·상식 시험보라는 교육청, 고용안정은 나몰라라?”

▲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의 고용승계를 통한 무기계약전환을 촉구하는 광주지역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의 ‘전원 직고용’ 발표에 가려진 현실을 폭로했다.
134명의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광주시교육청을 향해 “정리해고를 전제로 한 무기계약전환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며 교육청의 ‘원칙’보다 수 년 간 ‘고용 안정’을 요구해 온 비정규직들의 설움을 알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의 고용승계를 통한 무기계약전환을 촉구하는 광주지역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의 ‘전원 직고용’ 발표에 가려진 현실을 폭로했다.

단체에 따르면, 올해 2월 광주시교육청은 시간제돌봄전담사 134명에 대해 ‘직접 고용,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정책을 발표하며 환영의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이는 2014년부터 3년 여간 초단시간근로, 용역 위탁 고용으로 매년 업체변경 시기마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던 돌봄전담사들의 줄기찬 요구였던 것.

이와 관련해 단체는 “교육청은 돌봄전담사 무기계약 전환에 있어 그간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방식이 아닌 시험을 통한 공개채용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현재 일하고 있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에 대한 ‘기간 만료’를 통한 정리해고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육청은 8월 말 돌봄전담사 공개채용을 앞두고 필기·면접시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필기시험은 국어·일반상식 두 분야다.

그동안 고용안정 투쟁으로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돌봄전담사들이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해고 및 경쟁에 내몰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 30~40대 여성 노동자들로 이뤄진 돌봄전담사들은 “‘교육’과 ‘보육’, 두 가지 역할을 도맡으며 역량과 열정을 쏟아 부었던 시간보다 변별력을 위한 시험 공부에 매달려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단체는 “광주시교육청이 고수해 온 행정상 원칙과 절차상 고충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13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만큼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직고용-무기계약전환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고 고용승계를 통한 무기계약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돌봄전담사 70여 명은 10일 오전 8시부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천막도 없이 맨땅에 앉아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진행되는 철야 농성이다.

돌봄전담사들에 따르면, 교육청은 농성이 있을 것을 알기라도 한 듯 교육청 본관 현관문 셔터를 내리고 출입구를 막았다.

돌봄전담사들은 교대로 15명씩 연가를 내고 농성장을 지킬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돌봄교사들이 연가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