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삼정초 폐교 추진에 ‘학부모대책위’ 반발
“학생 감소, 우리학교만? 밀어붙이기식 행정 결사 반대”

▲ 최근 광주시교육청의 학교 통폐합 불똥이 튄 북구 삼정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다른 통폐합 대상 학교들과 연대해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주시교육청이 일부 학교 통폐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폐교 대상지인 학생·학부모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교육청은 통폐합 대상지를 특정한 뒤 동의를 구하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강행하며 “학생·학부모들을 선택지 밖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 북구에 위치한 삼정초를 비롯해 폐교 대상지로 선정된 천곡중 학부모들이 ‘통폐합 반대 대책위’ 등을 꾸리고 “이대로 학교를 사라지게 둘 수 없다”며 비상 대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각 학교의 통폐합 안이 나올 때까지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일언반구’ 없이 침묵해온 교육청을 규탄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초 교육청이 발표한 통폐합 추진안은 삼정초를 율곡·두암초로 통합, 천곡중을 첨단중으로 통합, 중앙초를 서석초로 통합, 상무중을 치평중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삼정초의 경우 내년 2월까지 율곡초와 두암초로 분산 통합하고 삼정초 부지에 특성화고를 설립한다는 게 교육청이 제시한 안이다.

 지난달 꾸려진 ‘삼정초등학교 통폐합 반대 비상대책위(이하 삼정초대책위)’는 폐교에 반대하는 학부모 70여 명이 교육청과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삼정초 졸업생들도 포털 사이트 공개 게시판에 모교 폐교 소식을 알리며 집단행동에 동참했다.

 삼정초대책위에 따르면, 통폐합 관련 소식을 정식으로 접하게 된 건 지난 3월 학부모 총회에서 학교로부터 받은 통보가 처음이다. 당시 학부모 총회에서는 ‘폐교 후 학교부지 사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통폐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부랴부랴 삼정초대책위를 꾸리고 문제 제기에 나섰다. 교육청의 통폐합 논리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와 삼정초가 유지돼야 하는 이유,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 등을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찾아 나선 것이다. 교육청이 제시하는 통폐합 근거를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앞서 삼정초 학부모 설명회를 통해 “학생수 감소 추이, 통합학교 학생배치 여건, 통학여건, 학교 인근 주택개발사업 진행 여부, 적정규모 운영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통폐합 하고자 한다”며 학생, 학부모 및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교육청은 도심 소규모 학교인 삼정초의 학생수는 100여 명을 상회하는 정도며, 매년 취학예정아동수가 30명 내외로 지속적인 감소가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율곡초와 두암초 모두 2018년 3월 통폐합 시점부터 삼정초 학생 배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정초대책위는 “삼정초보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도 있다”며 “학생 수 감소가 몇몇 학교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이 아닌데도 대책 없이 통폐합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더구나 “소규모 학교를 살리겠다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공약과 상반되는 행보”라며 “방과후 활동 지원 등 작은학교로서의 장점을 살려가던 삼정초가 졸지에 사라지게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식으로 통폐합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학교 인근 놀이터에는 통합 대상 학교 학생들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들이 적히기 시작해 삼정초 학생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삼정초 학생들을 비하하고 전학 오지 말라는 내용의 낙서들이다.

 이에 삼정초대책위는 자체적으로 교육청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학교 인근에 `통폐합 반대’ 현수막을 부착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통폐합 아닌, 교육 가치에 근거한 대안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