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없이 차분하게 치러져

▲ 15일 광주의 한 고사장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밖으로 나와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능 한파’ 없이 맞이한 결전의 날, 광주지역 고사장에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능이 치러졌다.

 고교 내신 성적조작 사건 등 수험생들에게 충격을 준 이슈들이 많았던 한해. 하지만 수험생들은 최선을 다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마음을 추스르는 모습이었다.

 15일 오전 7시 반, 광주여자고등학교 앞은 수험생들을 응원 나온 가족들과 학교 후배들, 교사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수험생들을 따뜻하게 배웅하며, “지금까지 해 온 만큼 하기를” “힘내”와 같은 응원의 한 마디를 보탰다.

 후배들은 수험생을 위한 피켓을 챙겨 들고 ‘기적을 목표해’, ‘능력을 발동해’ 라는 응원구호를 외쳤다.

 수험생들은 틈틈이 보려고 챙긴 수험서와 도시락을 양손에 들고, 고사장을 향했다. 대부분 교복 대신 편안한 사복이나 학교 생활복 등을 입고 있었다.

 심각한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착용한 수험생들이 많았다.

 교사의 응원을 받고 조금은 밝아진 표정으로 고사장을 향하던 A양은 “수시에 모두 떨어져 수능이 유일한 희망이다. ‘수능 대박’은 허황된 꿈일지 모르지만,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A양은 “올해 교육 관련 뉴스들을 보지 않고 공부에만 신경 써 왔다”면서 “공부한 만큼 공정한 결과가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능에서도 경찰이 지각할 뻔하거나 수험표를 놓고 온 수험생들을 도와 수송 지원에 나선 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고사장 교문이 닫힐 때까지 주변을 서성이며, 마음 졸이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오전 8시10분 입실을 마친 수험생들은 감독관과 관리 요원의 지시를 따라 8시40분부터는 국어 영역 시험을 시작했다.

 2교시엔 수학 영역, 3교시 영어 영역, 4교시 한국사 영역과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시험까지 오후 5시40분에 모든 수능시험이 완료됐다.

 경증 시각장애, 뇌병변 등 운동장애 수험생은 매 교시 1.5배 시간이 부여돼 오후 8시 20분까지 시험을 치렀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수험장을 빠져나왔다. 몇 몇 수험생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고사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마를 보자 억눌렀던 울음을 터뜨리며, 품에 안겼다.

 몇 몇 수험생들은 시원섭섭한 마음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기념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했다.

 광주에서는 38개 시험장에서 2만350명이, 전남에서는 47개 시험장에서 1만7730명이 응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오는 20일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설명회, 다음 달 12일 실 채점 결과 분석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성적은 다음 달 5일 발표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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