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원거리통학 줄이려…중+고교 한시 공존”

▲ 비아중학교.<네이버 지도 캡쳐>
 광주 광산구 첨단에 위찬 비아중이 당장 내년부터 고등학교 전환을 계획 중이다.

 학생 수 절벽 현상에 대비해 사립학교재단 비아중이 내놓은 자구책. 시교육청도 광산구 고교생들의 원거리 통학에 대한 민원을 해결할 적기로 보고 구체적 계획 수립에 나섰다.

 그러나 사립중학교가 고등학교로 개편되려면, 학생뿐 아니라 교사와 교육과정, 시설 등 대대적인 변혁이 필요한 상황.

 또한 비아중에 배치될 신입생을 인근 중학교로 분담하는 과정에서 만만찮은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지역사회 안에서 합의를 이루는 과정 등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2년 전 인근 학교들의 통폐합 추진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힌 선례가 있어 “이번에도 단기간 무리한 학교 통폐합 추진으로 구성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급 증설 계획 월계중 “부담”

 4일 시교육청과 비아중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무양서원이 운영하는 비아중은 최근 고교로의 개편을 앞두고 세부 계획 수립 중이다.

 내년부터 학급 수 감축을 시작해 2020년 고1 신입생을 받고 2023년까지 완전 개편이 목표다.

 비아중은 지난 10월경 시교육청에 정식으로 고교 개편 계획서를 제출하고, 내년부터 변화될 교육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숙원과제였던 고교 설립 기회를 잡고자 시교육청도 급박하게 중학교 신입생 배치 문제를 조율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중학교 신입생 배치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교육청은 인근의 월계중으로 3학급 정도의 신입생 분담을 추진하며 사실상 고교 전환 토대를 마련 중이다.

 비아중의 모든 교사들은 고교 개편에 대비해 연구, 연수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광산구 고교생 원거리 통학율이 높아 고교 설립에 대한 수요가 컸지만, 전체 학생 수 감소로 학교 신설은 쉽지 않았다”며 “비아중의 결단으로 광산구에 고등학교가 하나 더 생길 적기라고 판단,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관련 학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 사전 협의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2년 전 인근 천곡중과 첨단중을 통폐합 해 여고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어 가급적 마찰을 피하려는 교육청의 속사정도 읽힌다.

 이에 한시적으로 고교와 공존할 비아중 구성원과 신입생을 분담하게 될 월계중의 구성원 사이에선 급박하게 진행되는 고교 전환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아중 학부모인 A씨는 “아이가 중3학년이 되면, 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이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것도 걱정되고, 중학교 수업을 맡던 교사들이 갑자기 고등학생들까지 맡게 되면 교육과정이 어떻게 운영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2010년에 고1과 중 1~3학년이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고, 교사들의 보직 변경도 불가피하다.
 
▲“내년 시행, 충분히 협의 부작용 줄여야”

 한편 월계중 교사 B씨는 “한 학급당 27명에서 25명 수준으로 줄어든 최근에도 시설 부족 등 학생 수 과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년 3학급을 증설하게 되면 특별실을 교실로 바꿔야 하고 시설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등 교육여건이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비아중 측에선 “고교 전환은 학교의 존폐가 걸린 문제로 체계적인 계획과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

 비아중 관계자는 “지난 9월 학부모, 학생, 인근 4개 초등학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각각 총 세 차례의 설명회를 가졌다”며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 환영해주셔서 우려했던 걱정을 덜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시도되는 일이라 어려움이 많겠지만, 관련자들을 만나 소통하고 설득하면서 충분히 해소해 나갈 자신이 있다”면서 “시교육청도 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지역 고등학교 신입생은 평균 1000명 정도 감소하고 있으나 광산구 지역 원거리 통학 고교생은 큰 폭으로 줄지 않고 있다.

 광산구에서 북구나 동구 등 타 구로 통학하는 고교생은 2016년 1382명, 2017년 939명, 2018년 798명이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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