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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강사법’ 거꾸로…9년 전 ‘죽음’ 잊었나
고 서정민 강사 계기 8월 ‘강사법’ 시행 불구
대학 구조조정 시 ‘강사 생존권 위협’ 여전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1-11 06:05:01
▲ 2011년 조선대 비정규직노조의 처우개선 투쟁 농성.<광주드림 자료사진>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이 오는 8월 시행을 앞뒀지만, 조선대에선 이와 역행하는 ‘퇴보의 역사’가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명 강사법은 직업적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강사에게 교원이라는 지위를 보장하고, 1년 이상의 임용을 기본으로 하는 법으로 오는 8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그러나 교육부 대학 평가에서 낙제점을 맞은 조선대가 혁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이 ‘시간강사의 임금 삭감’ 등을 안건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을 자초하는 분위기.

 더욱이 강사법은 원래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 고 서정민 씨가 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임용 비리를 고발하면서 목숨을 끊은 일이 계기였다.

 이에 “조선대가 대학을 정상화하겠다면서 강사법을 역행해 가장 처우가 열악한 시간강사를 사지로 내모는 건 졸렬한 방법”이라며, “강사법에 따른 고용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조선대 서정민 강사가 열악한 시간강사 처우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교양필수 영어를 1주일에 10시간씩 강의하며 월 100만 원을 받았고, 교수 논문을 대신 써줬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해고됐다.

 그리고 결국 자살을 택했다. 유서에 ‘저는 스트레스성 자살입니다’라고 적은 폭로가 세상에 드러난 계기다.

 대학강사의 참담한 실태가 알려지면서 2011년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보장하는 강사법(고등교육법)이 개정됐다.
 
▲“강사법이 되레 강사를 사지로 내몰아”
 
 그러나 대학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8년간의 유예를 거듭하다가 지난해 11월 개정안이 다시 국회를 통과했다.

 오는 8월 강사법이 시행되면 대학은 시간강사에게 법적으로 교원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 임용 기간은 1년 이상을 원칙으로 하고 방학 중에도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4대 보험도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각 대학에선 재정 부담을 이유로 시간강사를 대거 해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처우개선과 신분보장을 기대했던 시간강사들이 오히려 실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

 서울과학기술대는 시간강사를 550명에서 150명으로 400명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학과별로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적어 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건국대도 시간강사 600명 중 절반인 300명만 강의 전담 교수로 채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고려대는 ‘시간강사 최소화’를 목표로 학과별 감축 계획을 받고 있다.

 한양대에선 “그동안 성심성의를 다하여 강의를 맡아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내년부터는 전임교원에게 강의를 맡긴다는 e메일을 강사들에게 보냈다.

 여러 대학이 시간강사를 줄이고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의 대형화, 사이버 강의 확대, 과목 통폐합 및 학점 축소, 전임교수 강의 늘리기, 졸업학점 축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대에선 아직 강사법과 관련 구체적 시행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지만, 법 시행까진 고용이 불안정한 강사들을 해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조선대는 현재 재정건전성 등이 취약하다는 평가에 따라 경영효율화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대량해고 현실화…부산대는 노사 합의
 
 이에 400여 명의 조선대 시간강사들 사이에선 “그동안 대학이 헐값에 부려먹고 이제 인건비가 좀 더 든다는 이유로 내팽개친다면 되레 강사법이 강사를 자르는 법이 아니냐”며 “조선대가 민주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루 빨리 고용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대 관계자는 “아직 신학기 교육과정이 편성되지 않아 강사법에 따라 변경될 예산과 인력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조선대엔 비정규교수 노조가 있어 대학이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한편 부산대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과 노조가 고용안정 합의안을 도출한 최초의 대학이 됐다.

 1100여 명의 시간강사가 근무하는 부산대는 시간강사들이 보름을 넘긴 파업 끝에 지난 4일 부산대와 강사법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전국에 시간강사는 7만5000여 명에 이른다. 2017년 기준 대학 강의의 34.2%를 맡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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