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2년 간 민주마루 이용실태 조사
“대학판 젠트리피케이션, 학생 배제 정책 그만”

▲ 전남대 대강당 민주마루.
전남대가 대강당을 학생들에게 소극적으로 대관해주면서 원주민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대학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남대의 주요 역사에서도 자주 등장할 만큼 대강당은 학생활동의 거점이었으나, 리모델링 이후 학생들에게 이용이 제한돼 온 것이다.

17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8년까지 전남대 민주마루(대강당) 대관 중 학생자치와 관련된 활동은 단 두 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전남대 민주 마루 55회 대관 중 학생자치 활동은 2017년 기독연합회 복음 토크 콘서트, 지난해 총학생회 출범식 등 두 차례뿐이었다.

지난 2014년도부터 2015년 3월까지 이뤄진 약 40회 대관 중 4개의 행사를 제외하고는 동아리 연습이나 공연, 학생회 행사 등 학생 자치활동이었지만 리모델링 후에는 공연이나 강좌, 대학 주최 행사 등으로 주로 활용됐다는 분석이다.

리모델링 이후에는 정반대로 2016년 5월~2018년 사이 약 55회의 대관 중 학생자치 활동으로 대관된 것은 두건 뿐이었다는 것.

학벌없는사회에 따르면, 전남대 대강당은 1980년 전남대 총학생회 재건 시기에는 당시 재학 중이던 박관현 열사가 발표자로 참가하여 화제가 되었던 ‘학원자율화 공청회’가 실시된 곳이다.

뿐만 아니라 1977년에는 박효순 열사의 주도로 알베르 카뮈의 연극 ‘정의의 사람들’이 공연되기도 했다.

학벌없는사회는 “학생들은 민주마루 대관을 꾸준히 요청하지만 대학본부는 참여 인원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대관을 거부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으로 투자된 돈이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이다.

이어 “이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 주민과 예술가 등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학벌없는사회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학생회관 리모델링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70~80년대 지역의 문화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을 만큼 긴 역사의 전남대 극문화 연구회가 오래전부터 사용 중인 동아리방을 당사자들과의 아무런 사전논의 없이 용도변경하려 하고 있어 당사자들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대는 학생자치 활동을 이유로 통과된 예산을 정작 학생들을 기존 공간에서 쫓아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전남대는 학생을 배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재와 같은 정책기조를 수정하고 시설물을 학생에게 개방해야 한다”며 “또한 리모델링 등에서 기존 학생이용 공간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학생 당사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75년 건립된 전남대 대강당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민주마루’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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