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 합의…여전히 세부 과제는 남아”

▲ 종로구 청와대 앞 15일째 단식 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단식장을 찾아 조합원들과 대화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학교 비정규직 노조와 교육 당국이 잠정 합의를 했다. <학비연대 제공>
공정임금제 실행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여온 학교비정규직 노조 측이 교육당국과 잠정합의를 이뤘다.

이번 합의로 이들이 예고했던 17·18일 총파업은 진행되지 않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으로 이뤄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총파업이 임박한 어제(14일) 밤 노사 양측은 막판 쟁점을 좁혀 잠정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 앞 노숙농성은 28일째, 단식농성은 15일째를 맞은 날이다.

올해 17개 시도교육청 대표 교섭 기관인 광주시교육청사 앞에선 광주, 전남, 전북 지역 학비노조 지부장 3명과 각 노조별 10명 이상씩 동조 단식을 벌여왔다.

이들은 “6개월이 넘도록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했고 기본급 동결안, 근속수당 500원 인상, 일부 직종의 임금인상 적용 제외 등 사측이 제시한 참담한 안과 싸워야 했다”며“그럼에도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현장의 파국을 막고자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학비연대는 지난 7월3일부터 5일가지 문재인 대통령의 ‘공정임금제 실현’ 등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며 1차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학비연대 측과 교육당국이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게 돼 2차 파업은 진행하지 않게 됐다.

합의한 내용은 △임금인상 미적용 직종의 보충교섭 진행 △2019년 근속수당 3만4000원에서 2020년 3만5000원으로 인상 △임금협약 유효기간을 8월 말로 지정 등이다.

다만 이들은 이 같은 합의가 ‘큰 틀’의 합의일 뿐, 여전히 세부적인 과제는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제 피해 대책이 없고 보충교섭을 제한하는 등 독소조항을 담고 있어 향후에도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비연대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조는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는 학교 현장의 파국을 막고자 노력했으며 결국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면서 “지난 6개월 간의 투쟁은 공공부문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의 거센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측이 잠정합의서 독소조항 수정 요구에 귀를 기울여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며 “향후 공정임금 등 관련 논의에 대한 교육당국 약속도 조속히 이행되길 촉구한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되기 직전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집단 단식 농성장을 찾아 농성에 참여 중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30여 분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유 장관과 조 교육감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돗자리 위에 마주 앉아 약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꼭 만들어서 물려주고 싶다” 등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뜨기 전 단식 농성자과 포옹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학비연대 측은 지난 4월부터 교육 당국과 집단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난 7월 교섭이 결렬되면서 역대 최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학비연대 지도부는 10월 초부터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공정임금제 실현을 위해 청와대 앞에서 100인 집단 단식에 돌입해 이날 단식 농성을 공식 해단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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