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벌없는사회 남도학숙 관련 정보공개청구 결과 분석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으로 선발 제한, 특정 학생들에만 특혜”

▲ 서울 대방동에 있는 남도학숙은 1994년에 건립됐으며 85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은평구에 제2남도학숙 건립이 추진 중이다. <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 전남 출신으로 서울권 소재 대학 재학생의 기숙사격인 남도학숙의 입사 선발기준이 ‘학력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권 대학에 다니는 광주·전남지역 출신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론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지난 7일 재단법인 남도장학회로부터 남도학숙의 예산, 선발기준, 학생 현황 등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 그 결과를 분석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학벌없는 사회가 (재)남도장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남도학숙의 주 수입원은 학숙운영수익과 보조금이다. 학숙운영수익은 학생들에게 기숙비용으로 월 15만 원씩 받는 금액이다.

보조금은 전라남도비와 광주시가 각 50%씩 부담하고 있다. 보조금은 2013년에 20억 원, 2014년 23억 원, 2015년 17억 원, 2016년 17억2000만 원이 지급됐다.

남도학숙의 선발조건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신입생·재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며 △보호자가 광주·전남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자 △일정 성적기준에 해당하는 학생이다.

학벌없는사회는 “재학생은 평균평점 B학점 이상, 신입생은 2016년 이후 하한 성적이 폐지되었지만 이전까지 일정한 수능 등급이 되어야만 입사할 수 있었다”며 “또한 성적은 입사뿐 아니라 퇴사의 기준이기도 하기때문에 남도학숙에 머무는 한 성적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도학숙의 선발조건은 다분히 성적 중심의 선발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벌없는사회는 “광주·전남 출신자들이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할 경우 모두 4년제 대학만 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대학을 가는 경우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조건에 4년제로 국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6년부터 입학자들의 하한 성적이 폐지 되었다고 하지만 선발 평가시 학업성적 60%(수능성적+3학년1학기 교과성적), 생활정도 40%(재산세+건강보험료)가 반영되고 있어 성적이 입사에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벌없는사회는 “특히 입사생에게 장학금, 해외체험프로그램지원, 월1회 교양강의, 동아리활동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며 “결국 광주·전남 출신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거주의 편의를 위해 만든 남도학숙이 특정 학생들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는 학력 차별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도학숙은 경제적·신체적·사회적 배려 대상의 선발에 대한 할당 비율을 두고 있지 않고 입사시 가점만 부여하고 있다. 경제적·신체적·사회적 배려 대상 선발 비율은 2014년 5.8%, 2015년 4.8%, 2016년 4.5%로 점차 감소했는데 학벌없는사회는 “결국 경제적·신체적·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은 성적이 높아야만 남도학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남도학숙은 지역인재를 키우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며 “여기서 지역인재란 성적이 우수한 학생만을 의미하지 않음에도, 남도학숙은 성적을 기준으로, 다른 지역은 배제 한채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 4년제 대학생들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는 학벌을 공고화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벌없는사회는 “최근 추가적으로 498억 원을 들여 제2남도학숙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속히 선발기준을 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도학숙은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공동 출자해 운영하는 서울시 소재 기숙학사로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 출신 학생의 거주 편의를 위해 1994년에 설립되었다. 시·도민의 성금 66억 원과 국비와 지방비가 합쳐져 건축비 278억 원이 투자됐고, 현재 850명(남442명, 여408명/ 광주 425명, 전남 425명)의 수용능력을 갖췄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서울시 은평구에 총 489억 원을 들여 ‘제2남도학숙’을 건립하고 있다. 대지면적 5960㎡, 연면적 13717.56㎡, 지하1층~지상7층, 304실 규모로 2018년 2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인1실(장애인 1인1실)의 원룸 형태로 화장실과 샤워실이 별도로 설치되며, 총 수용인원은 604명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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