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모형 창출 계기 역할
“산·학·언·민·관 고유 역할 엮어내”

사회에서 분리된 경제에 의해 사회가 예속되어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자율조정 시장기능의 맹신이 일상화 되고 있습니다. 사회가 경제를 규율하여 노동, 자연으로서 토지 등 비시장 영역의 확장을 통해 시장의 물신화를 극복하고 시장이라는 사탄의 맷돌 속으로 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사람들의 살림살이로서 경제의 해체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자는 취지의 연재물 사회적경제 함께 생각하기입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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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에 대한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서 주관한 세미나에 몇 해 전에 참석하였다. 여느 세미나와는 달리 매우 관심 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와 토론내용을 경청하였다. 세미나 참여초청을 받고 다른 일정을 뒤로 미루었다.

첫 번째는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다루고 있어 대학교수로서 학자적인 관심이다. 두 번째는 한은을 첫 직장으로서 7년 넘게 근무한 퇴직행우로서 친정을 찾은 설렘이다. 세 번째는 다른 기관도 아니고 은행의 은행으로서 중앙은행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다른 주관기관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다. 네 번째는 사회적 경제의 청년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관심을 공유코자 당시 재직 중인 광주대에서 사회적경제연구소 창립을 주도한 당사자로서 그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정책적인 연계에 대한 탐색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서 여느 지역과는 달리 지역행사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들에 대하여 호의적 시선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동료의식의 발로이다.

▲한은 광주·전남본부의 역할

한국은행 광주전남지역본부에 긍정적인 평가들은 몇 가지 성과를 내면서 주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신뢰로 인해 형식적인 모임이 아닐 것이라는 나름 기대를 갖고 많은 사람들이 이날 세미나에도 함께하였다.

한 사례로서 당시 대학생들의 통화정책 경시대회에서 이 지역 전남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Value’팀이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큰 사건이었다. 내가 봉직하는 대학은 아니었지만 가르치는 제자들이 수상하는 것 이상의 기쁨이었다.

세미나 개최 전에 한국은행 본부장의 점심을 나누자는 연락을 받았다. 아마 한은소식지에 퇴직행우로서 게재된 본인의 원고가 점심 초청한 한국은행 본부장과의 첫 만남의 인연을 이어준 것으로 나중에 확인하였다.

바쁜 일정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지역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중앙은행의 사회적 책무로서 일자리 확장과 사회가치재 창출의 명확한 지향점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등의 생태계 조성을 위하여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역 통계수치의 구축을 제안 하였다. 지역 청년 인재들의 중앙은행 진출을 위한 인재할당 등 인사개선도 주문하였다.

지역할당제가 있기에 지방대학교 출신자들도 선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에 귀가 번쩍하였다. 1차 서류전형까지는 수도권 대학졸업생들과 동등하게 선발기준을 적용하지만 2차 선발에서부터 지역 우선채용 제도로서 적용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서류전형 선발과정이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대부분 이 지역 학생들은 지레 포기한다. 그러나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매년 학부생 대상으로 개최하는 한은 통화정책 경시대회에 적극 참여하면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도권 이외에 소재한 경북대, 전북 원광대 등 지방대학에서 한국은행 통화경시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우도 있어 열성 있는 교수와 학생들이 준비를 성실히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은행의 역할도 알려주면서 통화 경시대회 참여를 위한 동기부여 등 직간접적인 한국은행 광주전남지역본부의 관심이 계속되었다. 그 노력의 성과로서 대학생 통화경시대회 참여에 이전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광주전남에서 최우수상을 전남대의 학생들이 수상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매우 예외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중앙은행이 주최한 행사‘상징성’

사회적 경제 첫 세미나 장소인 한국은행 1층 강당에 방청객들로 꽉 들어찼다. 참여자들은 동원이 아닌 나름 사회적경제 등에 관심 있는 사회적 기업 예비사업자, 필자와 같은 사회적 경제연구자들, 광주전남 사회적 경제 관련 공무원, NGO활동가 등이 관심을 갖고 경청하였다.

발표와 토론에 직접 참여하는 분들도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이런 행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것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만큼 행사가 갖는 상징성이 상당한 것이었다.

특히 내용도 사회적 경제에서 주요한 위치를 점하지만, 그 접근이 쉽지 않은 사회적 금융에 대한 내용들이 발표자의 외국사례를 중심으로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이날 세미나를 실무적으로 준비하고 토론자로도 참여한 한국은행 경제조사팀의 토론내용도 질적으로 아주 높았다. 사회적 경제 모형 창출을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로 삼자는 제안도 있었다. 세미나 주관기관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 이후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중간기관으로 광주 NGO 시민재단 관계자들도 별도의 비공식적인 평가에서 좋은 내용을 갖고 중앙은행의 상징성과 함께 사회적경제의 지역 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호평하였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첫 세미나는 산(産)·학(學)·언(言)·민(民)·관(官)의 고유한 역할들을 엮어내는 계기로 당시 작동하였다. 특히 사회적 금융이 취약한 한국적인 현실에서 금융 분야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참여와 관심에서 한 곁 비켜 있는 이 분야에 대하여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결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긍정적인 축으로 작용하였다. 이 지역에서도 몇 교수들이 1년 동안 한국은행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과 지역 경제를 연계 역할도 한 것이다.

▲일회성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한국은행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세미나 개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의사결정자로서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의 강한 의지로서 가능한 것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내용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하였지만 정례화로서 지속은 되지 못하였다.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중앙은행의 광주에서 첫 세미나로서 지역본부의 역할이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 사건으로서 그 의미를 재삼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당시 발제자로서의 사회적 경제 중점연구소로 지정받아 그 역할을 맡고 있는 전남대 지역개발연구소에서 광주지역 사회적 경제 조직의 현황과 과제,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촌지역 실태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의 접점과 정책과제는 그 내용들이 알차게 제시되어 시간의 한계에도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토론자들과 방청객들의 바람대로 당시 세미나가 일회성이 아닌 지역사회의 요청과 그 필요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한국은행의 지역에서 역할이 한층 돋보이는 세미나로서 향후 그 확산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의 사회적 금융, 특히 지역화폐에 대한 세미나 등을 통한 적극적 공유는 지역 내의 호혜경제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시사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사회적 경제 두 번째 세미나를 금년에 희망하는 것도 연구의 토대로서 이론과 실무의 동행을 첫 세미나에 연계, 이어가고자 함이다.
이무성(사회적경제교수연구자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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