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무관중 시위까지 불사할 것"

기아타이거즈 구단이 심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기아타이거즈 직원 2명은 8월 하순쯤 KBO 심판에게 금전을 건넨 사실과 관련, 검찰 수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에 따르면 해당 직원이 금전을 빌려달라는 KBO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각각 100만원씩 각 1회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최규순 심판에 3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있다”며 심판 매수를 자진신고하고 김승영 사장이 자진사퇴한 바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해 8월 심판매수 사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타이거즈는 구단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해당직원을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단의 공식 사과에도 팬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중현 씨는 SNS를 통해 “타이거즈에 대한 자존심만은 잃지 않고 있었는데 최다 우승팀이라는 타이거즈의 명예마저 한순간에 떨어져버렸다”고 말했다.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 ‘호랑이 사랑방’에도 구단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매수 의도가 없었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구단 직원과 심판의 금전거래가 말이 되느냐”라며 “이제 창피해서 타이거즈 모자 쓰고 에코백 들고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다”고 실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시즌 선두를 달리며 ‘최다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받은 팬들의 지지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

“돌아오는 두산전 홈경기 예매도 취소해버렸다. 사실로 밝혀지면 평생 야구 볼 일 없을 것”이라는 팬들도 많아, 9차례 매진을 기록했던 흥행몰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수 네티즌은 구단 홈페이지에서 “책임있는 분의 사과와 사퇴가 있지 않으면 잔여 홈경기의 무관중 시위까지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편 한쪽에선 지역비하 발언들이 쏟아져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2016년 불거졌던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의 심판 매수 사건과 같은 호남지역 연고인 기아타이거즈를 묶어 비난하고 있는 것.

한 네티즌은 SNS에 “오늘만큼은 전두환 드립을 해도 할말 없는 것 아니냐. 기아 타이거즈, 전북 현대 그쪽 지역에서는 일상이냐”는 댓글을 남겼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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