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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들]연말연시(年末年始)… 책으로 송별하다
끝과 시작, 아픔과 성장
이별과 만남, 죽음과 삶…
이진숙
기사 게재일 : 2017-12-29 06:05:02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즈음에는 모두들 반성과 다짐, 기대와 희망을 갖는다. 사실 그런 일자의 구분은 사람이 정해놓은 것이니 생각하기에 따라 별다른 하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먹고 마시는 흔한 송년회부터 어두운 새벽 산 정상에서 맞는 해돋이까지 우리는 나름 각자의 방법으로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간다. 아마도 이 특별한 순간을 통해 맺음하지 못했던 것이나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도전해 볼 용기를 얻고 기회를 만들고 싶은 건지 모른다.
 
“삶은 죽음으로 인해 빛나는 존재”

 하지만 늘 그렇듯 제대로 끝내거나 맺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더욱이 예상하지 못한 때 맞닥뜨려야 하는 이별은 너무나 힘겹다. 얼마 전 발생한 제천의 화재사고 또한 그렇다. 황망하기까지 한 이런 갑작스런 이별은 모두에게 상처가 되고 크나 큰 아픔이 된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으니 그저 곁에서 함께 울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란다, 얘들아. 죽음이 없다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비 오는 날이 없어도 햇빛의 고마움을 알 수 있을까? 밤이 없다면 아침을 기다릴 필요가 없겠지?” 아이들은 슬픈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어요.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죽음의 말이 맞다는 건 알 수 있었지요…(중략)…“마음아 울어라. 하지만 오래 슬퍼하지는 말거라.” 아이들은 죽음이 들려준 이야기를 잊지 않았어요. 슬플 때마다 그 이야기를 떠올리면 힘이 났어요. 창문을 열 때면 할머니 생각이 났지요. 바람이 얼굴을 쓰다듬을 때마다 할머니가 옆에 와 계신 것 같았어요. (‘오래 슬퍼하지마’ 글렌 링트베드 글 샬로테 파르디 그림 / 느림보:2008)

 죽음만큼 맞이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없지만 목숨이 이어지는 한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삶은 죽음으로 인해 그 존재의미를 갖게 된다. 인생의 어떤 특별한 순간은 사실 늘 이어지는 일상 속에 있다. 고생하며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났구나 싶다가 그것으로 인해 다음 새로운 일을 시작할 노하우가 생겼음을 알게 된다. 이별로 아프고 괴롭지만 그렇기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거나 무심했던 가족의 정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이런 이별이나 죽음, 하나를 마감하고 새로운 장을 펼치는 과정은 인생을 알아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재기발랄한 그림책 ‘이게 정말 천국일까’에서 주인공 소년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짐을 정리하다 우연히 ‘천국에서 뭐 할까’ 라고 제목 붙은 할아버지의 공책을 발견한다. 사후의 일에 대해 할아버지가 기록해 놓았던 이야기를 읽은 소년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할아버지를 만날 수 없는 건 슬퍼요. 하지만 정말로 천국이 있다면? 그리고 할아버지가 상상한 그대로라면? 조금은 안심이 돼요. 이게 다 할아버지의 공책 덕분이에요. 공책을 사왔어요. 으음, 나는 천국에서 뭐 할까……나는 죽은 뒤의 일을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살아있는 지금 하고 싶은 일들만 자꾸자꾸 떠오르지 뭐예요.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 주니어김영사:2016)
 
“새해, 또 한번 주어진 기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일에서 삶과 죽음까지 떠올린 것은, 얼마 전까지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 - 은사님의 장례와 지인 가족의 죽음, 제천의 화재사고 등 - 때문이리라. 해가 거듭되고 어느새 중년에 접어들면서 살아가는 일이 무언지에 대한 질문이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다가오는 새해는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참 고맙다. 이제 일주일 남은 2017년 또한 보내버려야 할 옛것이 아닌 한번 뿐인 소중한 순간이다. 마지막에 고맙다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매 순간이 더욱 귀하고 결국 ‘오늘’을 사는 것이 인생이구나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적으면 돼요.” “이번 기회에 다들 할 말 제대로 했지?”…(중략) …‘고마워요.’ ‘걱정말아요.’ ‘울지말아요.’ ‘슬퍼말아요.’ ‘나는 괜찮아요.’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휴게소’ 정미진 글 구자선 그림 / 앳눈북스:2016)
문의 062-954-9420

이진숙 <동네책방 숨 대표>
 
▲추천 책

‘오래 슬퍼하지마’ 글렌 링트베드 글 샬로테 파르디 그림 (느림보:2008)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주니어김영사:2016)

‘휴게소’ 정미진 글 구자선 그림 (앳눈북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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