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제주도립미술관 공동 주최

▲ 사진 위부터 ‘어사’ ‘검은비’ ‘절규’.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은 지난 7~9월에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했던 하정웅컬렉션 ‘송영옥 탄생 100년’전 순회전을 제주도립미술관에서 12월14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송영옥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정착해 일관된 주제의식과 독창적 작품세계를 인정받으면서 재일한국인 1세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소학교 4학년이었던 1926년, 측량기사인 부친을 찾아 도일한 이후 일본에서 거주하다 1999년 도쿄에서 영면하였다.

현지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로 분류되었지만, 실상 송영옥은 남한, 북한,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경계인이었다. 부조리한 현실과 가난, 차별, 소외, 냉대 등 갖은 고난 속에서도 송영옥은 특유의 리얼리즘을 선보였다.

디아스포라(Diaspora)와 시대적 경험을 바탕에 둔 송영옥의 작품에는 특유의 암울함, 우울함, 차가움이 깔려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의 실존적 고민을 비롯하여 사회적 차별, 김대중 납치사건, 베트남 전쟁, 히로시마 원폭문제, 5·18광주민주화운동, 인권 유린 등의 문제를 작품 속에 그려냈다.

이번 순회전은 제주 조천 출신 재일 1세대 대표작가인 송영옥의 예술세계를 고향에 알리고, 제주도민의 문화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과 제주도립미술관의 공동주최로 추진되었다.

또한 광주시립미술관의 제주 순회전은 지난 2014년 전국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 하정웅컬렉션특선전 이후 3년만의 전시로서 하정웅컬렉션의 지속적 네트워크 사업의 성과이기도 하다.

전시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작품 50여점과 송영옥 작가가 1992년 이후 고향 제주를 왕래하며 지인들에게 선물로 준 제주 풍경의 수채화와 드로잉 소품 10여점이 추가되었다.

김희랑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된 본 전시의 서문에서 “송영옥의 예술은 ‘상처받는 자의 절규’다. 그의 작품은 일제강점기와 남북 분단의 틈바구니 속에서 재일 디아스포라로서 받았던 고통과 상처에 절규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자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라고 소개했다.

기증자 하정웅은 전시를 앞두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당하고 수난 당했던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수집해 왔습니다. 제가 기증한 작품들은 인류의 역사를 증언하고, 소외받은 자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주제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술을 통해 위로받고, 인류의 평화를 향한 염원이 퍼져 나가길 기원합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하정웅컬렉션 ‘송영옥 탄생 100년’展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전시를 마치고 12월부터 송영옥의 고향 제주도의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진행 중이다. 본 전시를 통해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다시 상기하고, 상처받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