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성, 감독 허지은을 말하다

▲ 변영주 속 허지은을 찾아라.
 2010년 ‘여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 모두를 위한 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여성 영화들을 소개해 온 광주여성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는다. 제 10회 광주여성영화제가 5일부터 10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독립영화관서 열린다. 광주여성영화제 스테프들이 추천하는 영화들과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미리 소개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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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회 광주여성영화제에는 많은 기획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그 첫 번째는 ‘광주여성감독 특별전’이다. 그동안 지역여성감독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왔지만 한 감독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함께 보며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처음이다. 그 첫번째 주인공은 감독 ‘허지은’이다. 허지은 감독은 이경호 감독과 공동연출한 영화 ‘신기록’으로 청룡영화상 단편상을 수상하며 우리 지역에서 영화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안겼다. TV로 생중계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호명되고 무대에서 허지은 감독이 “저희는 광주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라고 수상소감을 시작했을 때의 그 전율을 잊을 수가 없다.

 이번에 함께 볼 영화는 초기작이자 감독 스스로 습작이라 칭했던 2011년 작 ‘소식’부터 최근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작품상인 피움상을 수상한 최신작 ‘해미를 찾아서’까지 총 5편의 단편영화들이다. ‘소식’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들의 반가운 모습을 볼 수 있다. TV뉴스로 어떤 소식을 들은 남매를 통해 가족구성원의 부재에 대한 의미를 묻는다. ‘오늘의 자리’는 기간제 교사가 사립고 채용면접을 보러 가 우연히 고등학교 때 은사를 만나게 되는 하루 동안을 여성의 시선으로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광주여성영화제 제작 작품인 ‘돌아가는 길’에서는 서비스직 여성노동자의 비애를 가정과 사회에서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였다. 몇 편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었던 이경호 감독과 공동연출을 한 ‘신기록’은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생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영상미로 전달하고 있다. 최신작인 ‘해미를 찾아서’는 ‘미투’ 이후를 그리고 있다. 여전히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다섯 작품을 연달아 보면 단순한 문제의식에서 점점 발전해나가 여성연대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특별히 한국을 대표하는 변영주 감독이 진행을 맡기로 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변영주 감독은 차기작 크랭크인을 앞둔 바쁜 상황에서도 광주여성영화제의 10주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시간을 내어주셨다. 이 지면을 통해서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감독과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감독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함께 나눌 대화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 기대된다. 지역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 한국사회에서 여성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창작자로서의 고민 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다. 지금 창작활동 중이거나 앞으로 창작 활동을 하고 싶은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토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해미를 찾아서’를 끝으로 더 이상 허지은 감독의 단편영화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지금 장편영화를 준비 중이다. 허지은 감독이 장편영화, 상업영화를 찍게 되고 그의 작품을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는 초기단편영화부터 함께 보고 응원했던 사람들로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영화와 토크는 11월8일 금요일 저녁 7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 3에서 진행된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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