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갤러리 아트14 ‘집’ 소재 초대전
두 번째 서유영 작가 29일까지 전시회

▲ 서유영 200120.zip-아리랑11_72.7ⅹ90.9(cm)_Acrylic and Rope on Canvas_2019.
2020 신년기획전으로 ‘집’을 소재로 한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진행중인 담양 갤러리 아트14(대표 박은지)가 두번째 작가로 서유영 작가의 무대를 마련한다.

‘화이부동 : 서로 미워하지 않고 바라보기’라는 제목의 전시는 29일까지 진행된다.

서유영 작가는 광주 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 작가 역시 ‘집’을 그린다. 뾰족한 삼각형 뿔모양의 집들이 여러 채 모여 군집을 이루는 가 하면, 따로 떨어져 있어 독특한 개성을 뿜어내기도 한다.

수많은 집들의 색상은 그라데이션을 이루기도 하고, 컬러풀한 개별 색상을 간직한 채 존재하기도 한다. 서 작가가 그리는 ‘집’은 이렇듯 다양한 개체를 가리키고 있다.

‘사회 속에 존재하는 개인’을 ‘집’으로 표현하는 서작가는 ‘사회적 자아=집’의 등식을 제시한다. 따라서, 화폭 속에 존재하는 집의 모습과 배열은 곧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거친 캔버스는 삶의 굴곡을 형상화했다.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 서 작가의 작품에서의 ‘관계’는 ‘고립’이나 ‘경쟁’이 주된 주제로 작용했다.

삼각형 뿔모양의 집은 ‘더 높이, 더 위로’ 향하는 좁은 피라미드의 상층부를 겨냥해 날카롭게 모여들었고, 그중에 낙오된 하층부들의 집들은 고립된 채로 정체돼 있었다.

서유영 작가|||||

또한, 군집되어 있는 집들과는 따로 떨어져 혼자만의 개성을 드러낸 채 외톨이를 자처하는 집의 모습도 보였다. 서작가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오래된 경쟁 시스템 아래에서 외롭게 분투하는 ‘상승 욕구’를 그대로 반영한 대목이라 볼 수 있다.

‘밧줄’은 홀로 떨어진 각자의 삶을 연결하는 매체가 되어 다양한 관계 맺기의 방식을 보여준다.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진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로 보여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더 높은 곳을 향해 관계를 맺어가는 디딤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있기도 하다.

‘거주 공간’으로서의 ‘집’은 그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서 작가는 집 안을 들여다보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은밀한 내면세계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 작가의 집에 그려진 커다란 창문들은 외부 세계와 자아가 만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자신을 둘러싼 외형의 스펙이 아닌, 스스로의 모습을 찾고, 관계 맺기를 다시 돌아보면, 화합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서유영 작가의 신작 ‘아리랑’ 시리즈는 이를 반영한다. 오선지에서 음표들이 춤추는 것처럼 회화에서도 ‘화합의 율동감’을 찾고자 했다.

이제는 수직·수평 배열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집들의 구성을 만끽할 수 있다. ‘너와 나’, ‘우리’의 관계를 바라보던 미시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더 큰 화합의 장을 꿈꾸는 확장된 시각으로 ‘Not In My Back Yard’라는 사회적 주제까지 다루게 되었다.

서작가의 궁극적인 바람은 각 개인이 더불어 함께 긍정적인 사회로 나아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아’로서의 ‘집’과 ‘관계 맺기’의 긍정성을 노래하는 작가의 울림이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유영 작가는 다섯차례 개인전과 20회의 단체전에 참가하였고, 최근 미누현대미술관에서 신진작가 작품구입 대상자로 지정되어 작품이 소장된 바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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