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고뇌의 깊은 마음 달래려…

 봄에 들어서는 입춘이 지나
 홍매화피고 봄이 오는가 싶더니
 이제사 첫눈이 펑펑 내린다
 
 오랜만에 하얀설경으로
 입석대 서석대 한얀도포 걸치고
 무등산은 지긋이 빛고을을 품는다
 
 화순 만연사 배롱나무 紅燈에
 하얀 눈꽃피어
 삼라만상 온 세상 자비를 베푸는 듯
 
 흔날리는 눈발속에
 이른 아침 여인은 하얀 눈꽃에
 그만 흠뻑 젖어
 
 고뇌의 깊은 마음 달래려
 부처님의 자비를 구하는데
 하얀 눈은 한없이 내린다
 
 나상기
|||||

---------------------------------------------------------------
  50년 동안 ‘재야 민주화운동’에 몸 담아 온 나상기 선생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진기를 들었다. “조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였다. 지금 그는 스스로를 ‘재야 사진가’로 칭하며, 남도 지방 사계절 풍경과 꽃을 담아내고 있다. 인생 2막, 여전히 ‘중심 아닌 곳’에 눈을 대고 있는 나 선생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시적 감상까지 더해서 최근 ‘시사집(詩寫集)’을 발간한 바 있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