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1단계 대상공원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순회하는 가운데, 1일 서구문화센터에서 마륵공원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주민설명회가 개최됐다.

광주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이를 향후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현장에 나온 주민들은 “불통 행정”이라고 반발하는 등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호반베르디움은 “마륵공원을 남녀 노소 모두가 즐거운 명품복합문화공원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호반베르디움 “마륵공원, 명품복합문화공원으로”

제안서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베르디움의 염동열 이사(이하 호반)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을 설명하는 발제자로 나섰다.

호반은 ‘백석동락’을 주제로 “남녀 노소 모두가 즐거운 명품복합문화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호반의 제안 내용에 따르면, 마륵공원의 28.59%는 비공원시설로 ‘개발’된다.

이 가운데 26.9%가 공동주택, 즉 아파트다.

총 면적은 6만4653㎡, 1272세대 단지가 들어오게 된다.

최고층은 평균 20층 수준으로, “통경축을 확보해 리듬있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게 호반 측의 설명이다.

호반의 제안에는 지역주민의 편의를 위한 ‘복합문화시설’도 들어있다. 수영장과 문화·교육 등을 갖춘 커뮤니티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비공원시설 개발로 확보하게 될 나머지 공원부지에는 생태연못·야외공연장·데크·산책로·전망대·놀이터·드론체험마당·체육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제안이다.

호반베르디움이 제안한 마륵공원 비공원시설계획.

▲시민들 “광주시 일방적 행정…집단행동 돌입할 것”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30여 명의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광주시의 행정을 ‘불통행정’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공원부지 토지소유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주민은 “오래전부터 집을 지어볼까 소유했는데 공원지정돼서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었다”면서 “직접 당사자인 토지소유자를 배제한 채 환경단체, 교수들 하고만 소통하면서 일을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는 것은 광주시가 정말로 잘못하고 있는 행정이다. 토지소유자들도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다 결정된 뒤에 설명을 해봤자 무엇하느냐”면서 “각자 상황이 다른 주민들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우리 재산권인 땅에 조성하면서 토지소유자들을 배제하고 진행되는 사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주민들에게 설명한 제안서는 호반이 최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제출한 내용이다. 이후 진행된 협상 과정에 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특히 설명회에서 주민들에게 제공된 자료가 한 장 짜리 요약본 뿐이었던 것도 지적됐다.

설명회에는 주민 30여 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이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오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주민들이 다른 주민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세세한 자료집이 제공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달랑 A4 한 장 짜리 자료만 가지고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은 “협상 과정이 전혀 공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개발의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며 “협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2단계 민관거버넌스 합의사항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광주시가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남상철 공원녹지과장은 “협상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주민들이 필요하다면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설명회를 더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1단계 대상공원 4곳에 대해 순회 주민설명회를 마친 뒤, 6월 중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칠 예정이다.

주민설명회에서 수렴한 의견과 관련실과 협의 내용 등은 위원회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1일 서구문화센터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 마륵공원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7월에는 사업제안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하고, 행정절차를 거친 뒤 내년 6월에는 사업시행자를 지정하고 협약을 체결한 뒤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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