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산 안에 왜 공원을 조성할까?
사람 한 명 겨우 걷는 길 ‘비밀의 숲’ 기대

▲ 등산로 입구. 비밀의 숲에 드는 듯 하다.
뜨거운 여름이다.
 시원한 나무 그늘 밑에서의 휴식은 누구에게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7월 9일, 잠깐의 장마가 지나가고 지구의 더운 김이 온 대지를 덮은 날 도시공원 탐방 두 번째 장소인 봉주공원으로 향하기 위해 15명의 탐방단이 모였다. 봉주공원은 광주시 장기미집행 공원 25곳 중의 하나이다.

2020년 공원일몰제를 앞두고 25곳 중 10곳은 민간공원조성특례사업이 진행될 예정이고, 나머지 15곳은 광주시에서 예산을 마련하여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봉주공원은 광주시가 재정을 투입해 조성할 공원이다.

 처음 봉주공원의 이름을 들었을 때 봉주초등학교 근처 짚봉산의 한 자락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봉주공원은 주월동 산191번지 일원으로 대광여고 옆에 있다. 제석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봉주공원은 1967년 2월 20일에 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면적은 80,000㎡이다. 전체 면적 중 78,763㎡가 사유지이고 1,237㎡가 국유지이다.

임야가 61,233㎡(76%), 전답이 17,530㎡(21%)로 자연녹지지역이다. 봉주공원이라는 이름은 봉선동과 주월동의 두 지명의 앞 글자를 따와 붙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 면적중 98%가 사유지

 봉주공원을 가기위해 주월중학교 옆길로 난 제석산 탐방로를 걷기 시작했다.
정자에서 휴식.

 사람 1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작은 길은 뭔가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아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좁은 길이 끝나자마다 바로 이어지는 숲길은 소나무와 상수리 군락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봉주공원은 탐방로를 벗어나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할 수 없었다.

사실 제석산 안에 ‘공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왜 이런 곳에 공원을 지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공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 보건·휴양·놀이 등을 위하여 마련한 정원이나 유원지, 동산 등의 사회시설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법적 근거에 따라 크게 자연공원과 도시공원으로 구분한다.(네이버 지식백과) 도시공원이란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시설을 말한다.(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이러한 도시공원의 목적으로 인해 공원으로 지정되고 조성이 되면 많은 공원 시설물들이 들어오게 된다. 공원 시설물은 이 공원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중심으로 계획되어지고 진행되기 때문에 숲의 훼손을 불러오게 된다.

 봉주공원은 제석산이라는 도시숲의 일부로 이미 숲으로서 시민들의 건강 및 휴양, 정서생활을 향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괜히 공원을 조성한다며 체육시설이 들어오고 위락과 편의시설이 들어올 가능성이 많아질까 우려된다. ‘숲’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토지를 매입하여 보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봉주공원 탐방에 나선 탐방단.
 
 ▲“숲의 원형 간직…공원 지정 무의미”

 도시공원은 주거지 가까운 곳에 시민의 접근이 편리하도록 조성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도시 내 녹지공간을 점차 늘리는 방향으로 공원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이미 숲의 원형을 잘 간직하면서 자연의 공간이 되고 있는 숲 안에 공원을 들일 것이 아니라 숲은 자연녹지지역으로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자연으로 남아있도록 했으면 한다.

 광주도시공원 시민탐방은 2020년 공원일몰제를 앞두고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직접 찾아가 공원의 현재 상황을 시민들의 눈으로 보고 함께 고민하며 시민들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모으는데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광주의 공원을 보전하고 녹지를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사진=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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