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11개보 개방 분석 결과
승촌보 개방 후 자정계수 9.8배 증가

▲ 보 개방 후 모래톱이 드러난 극락교 직하류 구간.<환경부 제공>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4대강 16개 보 중 11개 보를 개방한 뒤 모니터링한 종합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금강 3개(세종, 공주, 백제), 영산강 2개(승촌, 죽산), 낙동강 5개(상주, 강정고령, 달성, 합천창녕, 창녕함안), 한강 1개(이포)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보 개방시 체류시간 감소, 유속 증가 등 물흐름이 개선되고, 수변 생태서식공간이 넓어지는 등 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계 전체 수문을 전면 개방했던 영산강은 자정계수가 9.8배 상승하는 등, 보 개방시에는 하천의 자정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전면개방이 이뤄졌던 금강에 경우도 최대 8.0배 자정계수가 상승했다.
 
▲미생물 유기물 분해 능력 크게 향상

 자정계수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와 공기 중 산소가 수중으로 공급되는 속도의 비율을 말한다. 자정계수가 클수록 하천의 자정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를 개방하면, 하천의 수심이 낮아지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자정계수가 커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계 전체를 전면 개방한 금강·영산강의 자정계수가 일부 보만 개방했던 낙동강, 한강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영산강 승촌보는 개방 전 자정계수가 0.767에서 7.532로 9.8배 증가했다. 영산강 죽산보도 개방 전 0.603에서 개방 후에는 1.340으로 2.2배 자정계수가 증가했다.

 수질의 경우, 승촌보(영산강)와 세종보(금강) 등 최대 개방보를 중심으로 녹조 및 저층빈산소 발생이 감소하는 등 수질개선 가능성이 확인됐다.

 승촌보는 여름철 녹조발생기간(6~9월)의 유해남조류 출현이 1535cells/mL에서 221cells/mL으로 예년 동기간 대비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보 개방시에는 모래톱 등 생태공간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물새류와 표범장지뱀, 맹꽁이, 삵, 수달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여름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보 개방에 따른 녹조 저감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여름철(6~8월) 강수량은 586.5mm로 674.4~751.9mm 수준이었던 평년보다 적었고, 평균 기온은 25.4℃로 평년(23.6℃) 보다 높았다. 전국 강수일은 27.1일로 평년 대비 10.2일 감소했고,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이 1973년 관측 이래 최고 높았다. 폭염일수(최고기온이 33℃ 이상)도 31.4일로 최장(평년 9.8일)을 기록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수질 등 분야별 측정주기를 단축하고, 관측 지점·항목을 확대하여 보 개방시 관측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수계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관측(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4대강 16개 보에 대한 보 개방·관측 종합 분석 보고서 전문은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water.nier.go.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될 예정이다.
 
▲2월 처리방안 결정…“보 해체해야”

 이처럼 보 개방으로 인한 가시적인 긍정 효과들이 나타나자, “보 해체”를 요구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환경부 소속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4대강 16개 보에 대한 처리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제시한 처리방안은 공론화 등을 거쳐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광주전남지역 환경단체들은 ‘영산강 복원’을 위한 시작단계로 승촌보와 죽산보의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승촌보와 죽산보 해체 결정을 시작으로 우리 강 영산강 복원구상이 마련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2013년 평가단 검토와 2018년 특정감사 결과 등을 근거로 4대강사업에 △물 부족 해소 효과 없음 △하천유지용수 부족 해소 효과와 무관 △COD, Chl-a 수치 악화 △4대강사업으로 인한 치수 이수 포함 경제편익 효과 없음 등의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4대강사업으로 강바닥을 수 미터씩 굴착, 보를 만들어서 하천 지형은 크게 훼손되었다”면서 “처음부터 보는 만들어서는 안됐고, 후속 영향과 비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산강 복원이 4대강사업 직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 삶을 위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영산강의 상이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산강 하굿둑에 관한 문제나 지류를 포함한 유역권까지 모두 포함한 중장기 실행계획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에는 광주환경운동연합, 목포환경운동연합, 전남환경운동연합, 영산강살리기운동본부, (사)생태도시 담양21협의회, 푸른영암21협의회, 푸른무안21협의회, 주암호보전협의회, 나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그린장성21협의회, 시민생활환경회의, 목포지속발전협의회, 광주전남녹색연합, 늘푸른화순21협의회, 남도에코센터, 함평환경연합, 숲사랑소년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11일 오후 2시 영산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영산강 보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입장문 발표와 함께 보 해체 퍼포먼스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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