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문산마을 매주 금요일 기후행동 시작
3월1일 광주 95개 동 ‘탄소독립선언’ 추진
지난 1월10일 시작된 광주 기후위기비상행동이 마을 속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시청이 아닌 각 마을에서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행동이 추진되고 있는 것.
첫 시작을 알린 것은 문산마을공동체.
문산마을 주민들은 지난 14일 오후 4시 문흥2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금요일 기후행동’을 진행했다.
버려진 박스와 천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과제들을 알리고 참여를 호소했다.
문산마을은 지난해 마을 총회를 통해 마을환경의 최우선 의제로 일회용품 줄이는 마을을 채택한 바 있다.
마을 문화제 등 각종 행사를 하면서 2년 전부터 “쓰레기를 남기면 되겠냐”는 고민에 ‘일회용품 쓰지 않는 문화제’를 이어오고 있던 차.
이를 마을 행사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으로 확장시켜보자는 주민들의 의지였다.
▲‘일회용품 안쓰기’ 등 일상속으로
문산마을공동체 김희련 활동가는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일회용품 줄이는 마을을 위한 여러 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시청 앞에서 열리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우리 마을에서도 해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 낮 12시 시청 앞 광주 기후위기비상행동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문산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마을 내에서도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를 일회용품 줄이기 의제와 연결시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김희련 활동가는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고 마을 안에서 문화를 바꿔야만 삶터가 더 안전해지고 지속가능해질 수 있다”며 “세월호 촛불이 각 마을 촛불로 번졌듯 기후위기비상행동 역시 각 마을로 퍼져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외치는 것들은 실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 실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위가 바로 마을이다”고 강조했다.
문산마을을 시작으로 일곡동, 용봉동 등 마을의 기후위기비상행동을 고민하는 곳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매주 금요일 낮 12시 광주시청 앞 기후위기비상행동이 1월10일부터 6주째(설 연휴 제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금요행동을 계기로 문산마을처럼 다른 마을공동체에서도 ‘소식’들이 생겨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들은 3월1일 ‘탄소 광주독립선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광주 기후위기비상행동 준비위원회의 이세형 활동가는 “코로나19로 한 자리에 많은 사람을 모으는 행사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3·1혁명 기념일인 3월1일 오후 3시1분 대한민국 독립선언처럼 탄소 독립선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 독립선언은 광주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공식 출범을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독립선언문 낭독·사진 찍어 홍보
각 마을별로 참여 단위를 조직해 광주 95개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1명이든 2명이든 마을 공동체든 각자 탄소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홍보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이세형 활동가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들이 마을로 퍼지고 마을에서 다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이 변화하는 것도 있지만 더 나아가 시민들의 행동이 행정, 정치인들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한민국이 기후위기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예산이 행정력을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일에 쏟도록 하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을 달성하기 위해선 마을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민과 청년, 청소년, 어린이 등 600여 명은 지난 2일 광주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기후위기에 응답하라’ 광주시민 선포식을 통해 광주시와 시의회에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은 △전기를 아끼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습니다 △걷기를 생활화하고 자전거·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주 1일 이상 채식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겠습니다 △음식쓰레기와 1회용품을 줄이겠습니다 △기후위기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겠습니다 등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개인행동 실천을 다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강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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