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반사로 주변 아파트가 덥다”
환경단체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
광주시 공원화 작업 “철거” 가세
철거시 투자 위약금 발생도 변수

▲ 광주 상수도 햇빛발전소 전경.<광주시 제공>
 광주 지원배수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의 존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설치 후 더워졌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발전소 철거 시 위탁기업에게 수억 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부담이 만만찮은 실정이다.

 여기에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못할망정 있는 것을 철거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시는 동구 소태동 지원배수지와 용산지구 봉선배수지에 대한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수지는 정화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이 가정에 공급되기 전에 저장된 공간을 말한다. 시는 지하에 위치한 배수지 외 유휴부지들을 공원화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이들 지역에 대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태양광 빛반사율 유리창보다 낮아”
 
 문제는 지원배수지 유휴부지에 ‘상수도 햇빛발전소’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태양광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 지원배수지 태양광발전소는 4803kw/h 발전 용량을 갖췄다. 이는 월 1750가구(4인기준)의 전력소비량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공원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태양광 발전소 철거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근거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 민원.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소와 아파트가 너무 가까워 빛 반사로 인해 지난해 유난히 더웠다”는 내용의 단체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가짜뉴스”라고 지적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9일 낸 성명에서 “태양광은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빛반사율이 유리창보다 낮다”며 “전자파는 가정용 전자제품보다 훨씬 적게 나오고, 주변 온도를 상승시킨다는 주장은 그 어떠한 근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가짜뉴스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며 “태양광에 대한 우려들은 과학적 근거보다 주관적 판단이 앞설 뿐”이라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공원화 사업은 배수지 확장 공사에 따라 지원배수지 2만9000여㎡ 전체 부지에 대한 공원화를 계획한 것으로, 그 중 태양광발전소 부지 6300㎡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위약금이라는 문제도 있다. 지원배수지 상수도 햇빛발전소는 사업비 117억 원을 제안공모를 통해 민간기업이 전액 투자하는 방식으로 건설됐다. 기업은 광주시에 토지임대료와 발전수익배당금으로 매년 2억여 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20년간 관리·운영을 맡고 있다.

 만약 공원화 과정에서 발전소가 철거되면 업체에게 설치비 포함, 앞으로의 수익금·이자 등을 고려한 보상금(위약금)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광주시 2~3월중 토론회 거쳐 최종 결정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철거하는 방안과 유지하는 방안,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시는 2~3월 중 찬반토론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태양광발전소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팀장은 “주민들은 더위가 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광주시민 모두가 알다시피 최근 광주의 온도는 사상 최악으로 더웠다”며 “그것이 태양광발전소 때문이란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는 외부전기,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의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이 가져오는 사회문제와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비용은 매우 심각하다. 그래서 우리는 에너지효율, 에너지절약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적극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 기자 hyun@gjdr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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