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이정미·송옥주 의원, 현장 개입 폭로
노조가입 방해…부당노동행위로 사측 검찰 고소
 

▲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금속노조 제공>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였던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설립된 지 채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포스코 사측의 노조와해 시도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된 데 이어, 노조 와해 시도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자료들이 추가로 폭로됐다. 금속노조를 조직적으로 비방하고 이를 통해 기업노조 가입을 유도하는 등 현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들이다. 사실이라면 노조와 “대화 하겠다”고 밝힌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말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또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임원 및 관리자 등을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할 방침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9월16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설립된 이후 사측은 현장 직원들에 대한 노무 관리 강화를 위한 체제를 대폭 정비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27일 포스코 본사에 노동조합을 담당하는 노사문화그룹의 노정섹션을 1, 2섹션으로 구분해 기구를 증설함과 동시에 인원을 증원하고(13명→20명), 포항제철소에서는 노정섹션을 신설해 인원을 배정하고(7명 신설), 광양제철소에서는 노정섹션의 인원을 증원하는 방법(6명 증원)을 통해 노동조합 관리에 중점을 두는 노무조직을 대폭적으로 확대·증원했다. 금속노조는 노동조합 지배개입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사측 노무 조직 대폭 확대
 
 또 그동안 거의 사문화되어 있던 부 리더, 부 공장장 제도를 부활시키고 현장 직원들을 부공장장과 부리더 보직에 대거 인사발령을 내기 시작했는데 이는 현장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고유 업무를 지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에 대한 견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직책으로의 의미를 가진다는 게 금속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9월10일 25명, 9월11일 1명, 9월12일 1명, 9월17일 8명, 10월10일 8명 등 1개월 만에 43명을 부공장장 내지 부리더로 발령을 냈다.

 또 9월18일부터 19일 사이 부장, 공장장, 부공장, 파트장 등 직책보임자들이 대거 텔레그램에 가입했는데 이 역시 “보안이 한층 강한 텔레그램을 이용해 회사의 지침이나 지시를 내리고,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음해 비방하는 논리를 직책보임자들에게 제공하거나 어용노조 비대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노조는 추정했다.

 또 직책보임자들의 직책수당과 직책활동비를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급여 분부터 주임, 파트장, 통합파트장, 부공장장, 공장장, 부장 등 직책보임자들의 직책수당과 직책활동비를 각 수십만원씩 인상한다고 해당자들에게 공지했으며 ‘이 모든 사항에 대해 현장에 전달을 금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가 직원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사내 온라인 게시판(포스코 투데이)에서 금속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증거도 공개됐다.

 “포스코노조비대위 방에 PO, 파트장 전원 들어가주십시오. 들어가셔서 글도 남겨달라고 요청이 왔습니다. 총 들어가야하는 방 4개입니다” “파트장님 전원 단톡방 3개 다시 들어가주십시오. (포스코사람들 1, 2, 영포스코) 완료되면 완료되었다고 본방에 회신 부탁드립니다.” “09시에서 12시 사이에 포스코사람들 1, 2, 영포스코 방에서 한마디씩 해주시고 (같이 못하겠다 등등) PO님 파트장님 전원 나와주십시오.” “9/16(일) 09시~12시 사이에 포스코사람들1, 2, 영포스코 방에서 PO님 파트장님 전원 나와주십시오. 나오면서 금속노조라은 못해먹겠다고 한마디씩 하고 나와달라고 합니다.”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담긴 자료.<금속노조 제공> |||||

▲“포스코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광양제철소 제선부 3제선 손 아무개 공장장이 파트장들에게 직원들 단체톡방에 들어가 글을 남기고 개입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포스코가 직원의 성향을 분류하고, 노조 가입 여부를 감시하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도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직원을 ‘O(우호그룹)’ ‘△(불만/가입의사)’ ‘X(가입 의심/확인)’로 분류하고 직원 성향별 개별 직원들에 대한 노무관리 방안, 노조 가입에 관심을 가지는 직원에 대한 관리 주체와 수행 역할을 정해 일일동향을 파악하도록 하는 방안, 불만 직원에 대한 관리 방안과 민노(민주노총) 가입 직원에 대한 이해와 설득 방안 등을 맞춤식으로 세우고, 공장장, 파트장, 주임 사이의 노무관리에 대한 역할 분담과 이슈 공유를 토론하여 정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면담을 통한 직원 성향 분류와 민주노총 금속노조노 가입자에 대한 밀착관리, 가입자 탈퇴 추진 등이 담겼다.

 금속노조는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최정우 회장의 발언 기사가 여전히 걸려있지만 지금도 회사 안에서는 대화도 만남도 막혀있다”면서 “현재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꾸준히 조합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측의 노골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공개활동 조합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미 의원은 “포스코는 노골적으로 헌법과 노동법을 어겨가며 노조 파괴와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포스코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16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의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설립 총회를 개최하고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25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코 노무협력실 산하 노사문화그룹이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했다”면서 해당 문건들을 공개한 바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