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시민영상페스티벌’은 광주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두 감독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백종록 감독과 우수상을 받은 정우영 감독이다.

백 감독과 정 감독은 지난 2007년, 2008년 치러진 호남인권영상공모전에서 각각 번갈아가며 대상을 받으며 크고 작은 영상제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백 감독은 2007년 프로젝트팀 비상이란 이름으로 광주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저기요, 바꿔볼래요’로 대상인 인권상을, 2008년에는 정 감독이 13·14살의 나이로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이야기 `나고야로 끌려간 소녀들’로 인권상을 차지했다. 올해는 백 감독이 다시, 미디어에 담긴 사실과 진실성에 관한 이야기 `화면밖으로’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처음 열린 `시민영상페스티벌’이 `호남인권영상공모전’에 시초를 두고 출발한 영상제여서 3년 연속 이 두 감독이 번갈아 가면 대상을 수상하고 있는 셈이다.

백 감독은 “최근 독립영화나 영상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사람들이 믿는 미디어가 얼마나 진실인지 의문이 들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미디어로 보는 많은 것들이 `사실’일지언정 `진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어, 미디어를 어떻게 접할 것인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면밖으로’는 한 때 인터넷을 따뜻하게 달군 목도리녀에 대한 다큐를 제작하는 연출과 카메라맨들의 가짜다큐 이야기다. 그럴싸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돈으로 사실을 사는 화면밖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 화면에 보여지는 사실과 현장에서의 진실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화면 안과 밖, 객관과 주관의 경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 감독은 이철규 열사 20주기를 맞아 `눈 감지 못한 영혼’을 통해 그의 삶과 죽음을 재조명했다. 정 감독은 “잊혀져가는 이철규 열사를 많은 이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큐를 찍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많은 이들이 현재가 먹고 살기 힘들어 사회의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관심 갖지 않고 있다”며 “영상을 통해 잊혀져가는 역사를 재조명해, 과거의 기억을 통해 현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억투쟁’을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눈 감지 못한 영혼’은 80년대 우리 사회의 민주화 과정을 조선대 학내 민주화 운동으로 연결시키며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갔던 이철규 열사를 20년이 지난 지금 재조명해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현재 두 감독은 다음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백 감독은 `경계’를 주제로 하는 경계에 관한 성장영화를, 정 감독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후속 다큐를 준비하고 있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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