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전문가·선수들은 돔구장 어떻게 보나

 광주 돔구장 건립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전문기자들과 전직 프로야구 선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부분 야구장 신축에는 공감하면서도 `왜 돔구장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사업타당성 조사나 시민의견 수렴 등 절차상의 문제를 꼬집었고, `진정 야구팬을 위한 야구장 건설인가’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스포츠 춘추’ 박동희 기자= “광주시는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도 없이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 결과 광주시가 조건을 달고 그 조건에 합당한 건설사를 골라야 하는 일반적 상식에서 벗어나 ‘시공사가 사업계획서를 내면 따라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대구시는 부지선정을 놓고 3년 전부터 갑론을박하면서 결론을 냈는데, 광주시는 예정 부지도 광주시장밖에 모를 정도로 불투명한 행정을 펴고 있다”면서 “70년대에도 이런 식의 건설은 하지 않았을 것이고, 민주화 도시 광주가 이렇듯 불투명한 행정을 펴는 시장이 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고도 했다.

 특히 “나고야나 도쿄돔은 20년의 논의기간을 거쳐 건립했고, 히로시마에 새 구장을 지으면서는 시와 시민단체, 구단 그리고 지역 소상공인들이 함께 모여 6년에 걸쳐 108번에 달하는 토론회 끝에 야외 구장으로 짓는 방안을 결정했을 정도다”면서 “시민은 계몽대상이 아니기에 가능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선수들도 천연잔디 야외 구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돔구장은 인조잔디를 쓸 수밖에 없고, 뛰어난 인조잔디라도 부상위험이 크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사회인 야구를 하는 이들도 인조잔디에서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을 꺼릴 정도”라면서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을 잘 살펴보면, 인조잔디를 깐 뒤부터 발목이나 무릎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선수가 홍세완 선수다”고 덧붙였다.

 ▶‘OSEN’ 프로야구 전문기자 이선호 기자= “누구를 위한 돔구장인가”라고 했다. 그는 “돔구장이 좁은 광주 인구시장에 적합한지 모르겠다”면서 “광주의 여러 여건을 봤을 때 왜 돔구장을 지으려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돔구장의 경우 300일 이상 가동돼야 수익성이 남는데, 우리의 경우 야구는 60경기가 고작이어서 나머지 기간에 돔구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도쿄돔의 경우만 봐도 다양한 문화이벤트에 공연 전시, 하물며 바겐세일 행사도 하면서 1년 300일 정도 가동률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광주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포스코건설이 사업성을 보고 뛰어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광주시의 발표대로라면 4000억 원의 건립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복합 문화센터나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인데, 협소한 광주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전용배 교수= “연간 200억 원 가까이 되는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에도 도쿄돔 정도를 제외하면 운영상에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한신 타이거스가 지역 내에 있는 교세라돔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임대료 때문이고, 근본적으로 돔구장은 신축이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또 “돔구장을 문화복합단지로 조성하면 된다고 하지만, 지방에는 전시 컨벤션센터가 이미 존재하고 컨벤션센터의 가동률도 높지 않은데 지방 돔구장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협소하다”며 “때문에 광주 같은 경우 위험부담이 높은 돔구장보다는 일반구장을 신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MBC ESPN’ 허구연 해설위원= ‘사업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허 위원은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광주방송총국의 ‘쟁점토론’에서 “광주나 기아, 호남 팬들이 바라는 것은 현실성 있는 약속이다”면서 “돔구장으로 하느냐 일반구장으로 하느냐는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광주시가 의지를 가지고 야구를 스포츠 산업으로 접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돔구장의 타당성을 잘 검토해야 할 것이며 법적 효력이 없는 양해각서이기 때문에 안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야구인으로서 가장 좋은 방안은 지금 무등육상장을 헐고 거기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고, 야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광주시가 지금의 야구장을 개보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광주시가 기아타이거즈 야구단을 이용·활용하려고만 하지말고 정말 진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대단한 가치가 있는 구단이다”고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순철 전 LG트윈스 감독= “야구인으로 돔구장이 생긴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광주에는 새로운 구장이 필요하다”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 전 감독 역시 “도쿄돔은 뭔가 행사들을 하면서 연중 쉬는 날 없이 돔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가 그만큼 인구가 되는지 모르겠다. 잘 판단해보고 손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정환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 “야구 뿐만 아니라 비시즌 기간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서 돔구장 건설은 당연히 찬성하고 좋아해야 할 일이다”면서 “광주시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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