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체육회 직원들, 시 홈페이지 찬성글 도배
시, 관련 업체 등에 환영 현수막 내걸라 요청

▲ 돔구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돔구장을 찬성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있고(위쪽) 시청 홈페이지에는 시 체육회 직원들의 돔구장 지지글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광주 돔야구장 신축에 대한 찬성 여론을 이끌어 내려는 ‘작업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박광태 시장이 돔구장 건립 계획을 공식발표한 지난달 29일 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는 돔구장을 찬성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전날까지 광주 신축 야구장으로 돔구장 대신 개방형 구장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주를 이뤘던 이 코너에 하루 만에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것.

 ‘돔구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광주 돔구장 건립 환영’ 등의 제목으로 13명이 연달아 돔구장을 찬성하는 글도 올려졌다. 30일에도 비슷한 글들이 홈페이지에 이어졌다. 비슷한 제목과 내용으로 이같은 글을 올린 누리꾼은 누구일까. 확인 결과 광주시체육회 직원들이었다.

 시체육회 훈련지원팀, 경기팀, 총무팀 직원들과 시체육회 산하 월드컵경기장·무등경기장 사무소 직원들이 앞다투어 돔구장 찬성의 글을 올린 것.

 시 체육회 한 관계자는 “시체육회가 야구장을 관리하고 있고 체육인의 한사람으로 자신의 뜻을 표시한 것이지 요청때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돔구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시체육회 직원들이 찬성의 글로 홈페이지를 도배하며 시민들의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선홍 씨는 “홈페이지에 들어온 사람들은 ‘광주시민들은 찬성의 목소리가 높구나’라며 어리둥절해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무등경기장에는 전국적인 망신을 샀던 플래카드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당시 야구장에는 단체 명의까지 도용해 ‘꿈 같은 돔구장 건설! 시장님 감사합니다’, `Thank You! 돔구장 건설! 짱님 감사합니다’라는 보기에도 민망한 아부성 글들로 도배됐었다. 광주 야구장으로 돔구장이 최종 확정되며 비슷한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무등경기장 인근을 비롯해 거리에 내걸리고 있다.

 대다수 플래카드가 광주시청의 주문제작 요청에 따라 제작돼 내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단체 관계자는 “박 시장 기자회견 하루 전 시청에서 돔구장 환영 현수막을 걸어 달라며 20여 개 문구를 보내왔다”며 “시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 만큼 단체 이름으로 내걸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중재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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