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수백명 살해 등 반인간적 범죄 혐의
리비아측 “정통성 갖고 있지 않다” 거부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7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 압둘라 알 세누시 정보기관 수장에 대해 반인간적인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재판관들은 이들 3명은 카다피 축출을 위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2일 동안 시민 수백 명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혔으며 체포,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은 이런 혐의를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로 4개월여 간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 전쟁에 대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중재 노력이 다소 꼬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츠와나 산지 모나겡 재판장은 “카다피와 그의 아들은 살인과 민간인 학대를 저지른 간접적인 공범으로 형사 책임을 져야 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모나겡 재판장은 “카다피는 리비아 군부 및 보안군을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이날 “이들 3명이 기존 범죄와 추가 범죄를 은폐하지 못하게 신속히 체포해야 한다”며 “이것만이 리비아 국민들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ICC 검찰은 그동안 리비아 정부 고위관리들로부터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목격자들을 통해 진상을 확인했으며 1200여장의 문서와 비디오, 사진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했다.
 리비아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이같은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리비아 모하메드 알-카무디 법무장관은 이 날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비아는 ICC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카무디 장관은 “ICC는 제3세계 지도자들을 기소하기 위한 서방 세계의 기구”라고 비난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ICC는 정통성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이들의 활동은 모두 직접적으로 아프리카 지도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이그·트리폴리=AP 로이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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