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식 멀리, 자연식으로 바꿔라

 본격적인 봄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나들이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봄철이 되면 일교차가 심해지고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해 각종 알러지 질환에 시달리기 쉽습니다.

 최근 들어 알러지성 질환의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알러지성 질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최근 20~30년간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3~5배 정도 증가한 것은 환경 요인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러지의 주범은 누런 먼지처럼 공중에 날아다니는 삼나무·오리나무·자작나무 등 풍매화(wind-pollinated plants)에서 유발되는 꽃가루입니다. 이런 꽃가루는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고, 많이 날릴 때만 먼지처럼 보입니다. 외래종인 돼지풀도 알러지를 일으키는 식물로 꼽힙니다. 만일 5~6회 연속해서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과 눈물이 나오면 꽃가루 알러지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비염·결막염·천식으로 괴롭혀

 

 꽃가루로 인한 대표적인 알러지성 질환은 알러지성 비염·결막염과 기관지 천식입니다. 알러지성 비염 증상은 물 같은 콧물이 시도 때도 없이 줄줄 흐르고, 연속해서 재채기를 하거나 양쪽 콧구멍이 번갈아 막히게 됩니다.

 알러지성 결막염 증상은 눈이 심하게 가렵고, 이렇다보니 눈을 비비게 되고, 증세가 심하면 눈이 충혈되거나 눈곱이 끼기도 합니다. 또한 기관지 천식은 기관지가 알러지 염증 반응을 일으켜 기도가 좁아져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타나는 현상을 보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알러지성 질환은 몸의 정기가 허하고 사기(邪氣)가 실하여 발생한다고 봅니다. 즉, 면역력이 저하돼 찬 공기나 꽃가루·먼지 등 알러지 유발 항원을 이기지 못해 알러지성 비염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또 코는 폐가 주관하고 있어 폐에 바람과 추위 등의 사기가 침입해 폐 기능이 떨어져도 알러지성 비염이 발생하거나 심화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알러지성 비염을 예방하려면 인체의 저항력을 강화시켜야 하며, 폐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을 바꾸고 식생활을 자연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인스턴트 식품은 되도록 멀리하고 신선한 야채, 다양한 제철 과일, 잡곡밥, 생선류, 항산화 식품, 김치와 된장을 비롯한 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게 좋습니다.

 

 생강·대추·오미자 등 면역력 높여

 

 알러지성 질환에 좋은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생강입니다. 동의보감은 ‘생강은 먹는 것을 늘 멈추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구토를 그치게 하고 차가운 기운과 종기를 제거하며 동시에 천식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생강의 매운맛 성분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은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 알러지성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가래를 없애고 뇌에서 기침을 유발하는 중추신경에 작용해 기침을 멈출 수 있게 돕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편도선이 부었을 때는 따뜻한 성분의 생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강을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차로 우려마시는 것입니다. 물 2~3L를 기준으로 20~30g을 넣어 우려 드시면 좋습니다.

 알러지 질환에 좋은 두 번째 음식은 대추입니다. 대추에는 당류와 칼슘, 비타민 C,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코의 점막을 강화시켜 주고 몸속의 독소를 배출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 음식은 오미자입니다. 오미자는 면역력을 높이고 폐를 튼튼하게 해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입니다. 허약한 체력에 기를 보충해주며 피로 회복에도 좋은 효능을 나타냅니다.

 알러지 질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알러지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시기에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꽃가루나 오염물질이 집안으로 날아들게 마련입니다.

 낮 시간엔 창문을 가능한 한 닫고, 두 시간에 한 번 정도만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 줍니다. 진공청소기나 물걸레로 집안 구석구석을 자주 청소해주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부득이한 야외 활동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게 좋습니다.

 일반 마스크보다 더 촘촘한 부직포 재질인 마스크가 효과적입니다. 또한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물질이 더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하루에 따뜻한 물을 1.5L 정도 섭취하는 것이 지속적인 알러지 질환의 예방에 중요합니다.

강수우 <상무청연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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