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분명 피로 지속…쉬어도 소용없어
허(虛)한 장기 찾아 침·뜸·부항 등 치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한 건강 관리가 쉽지 않다. 이미 5월 중순부터 시작된 무더위에 몸과 마음이 늘어지고 식욕은 감퇴돼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피로란 사전적으로 ‘과로로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듦, 또는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것들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피로’는 매우 주관적이고 이 개념은 매우 모호하며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만성 피로 증후군이란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반복적으로 나타나야 하며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만성피로 때문에 직업적·사회적·개인적 활동의 효율이 이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비해 감소해야 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시한 만성피로증후군 자가 진단법은 다음과 같다.

 1. 오랫동안 쉬어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는다 (10)

 2. 미열이나 오한기가 있다 (9)

 3. 몸 근육이 그냥 아프면서 무겁다. (9)

 4. 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 (8)

 5. 머리 회전이 예전 같지 못하다 (8)

 6. 자주 우울하다 (8)

 7. 두통이 심하다. (8)

 8. 목이 붓고 아프면서 이물감이 있다 (7)

 9. 매사에 자주 신경질적이다 (7)

 10. 온 몸에 힘이 쭉 빠진다 (7)

 11. 생리통이 전보다 심해진다 (6)

 12. 뒷목이 뻣뻣하다 (6)

 13. 눈이 자꾸 침침해진다 (6)

 14. 소변을 자주 보러간다 (6)

 15. 뱃속이 울렁거리면서 어지럽다 (5)

 16. 맥박이 빨라진다 (5)

 17. 눈이 뻑뻑하다 (4)

 18. 입안이 마른다 (4)

 19. 변이 묽거나 굳는 등 불규칙하다 (4)

 20. 손마디가 붓는다 (4)

 21. 잠을 잘 때 땀이 잘 난다 (4)

 ( )안은 점수. 판정기준은 50점 미만이면 초기, 50~100점은 중기, 100점 이상이면 말기이다. 총 합계점수가 100점을 넘으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만성피로의 원인은 잘못된 개인 생활습관과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는 피로감,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전신통증, 무력감,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우울증, 불안감, 식욕 부진, 목이나 겨드랑이의 임파절이 붓는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만성 피로가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다른 여러 증상들 때문에 다른 질병들과 감별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만성피로증후군의 개념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동의보감 허로문에 보면 허로(虛勞)란 ‘입맛이 없고 정신이 어두우며 상열감·기침·해수·가래가 있으며 허리·가슴·등·옆구리 등이 당기고 아프며 몽정을 하기도 하고 정액이 찔금 거리며 새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라고 하고 있다.

 특별히 허로(虛勞)에서 로(勞)의 개념과 많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일을 많이 하여 생긴 노권상(勞倦傷), 성생활을 과도하게 하여 생긴 방노상(房勞傷),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생긴 심노상(心勞傷)으로 인한 증상을 보면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과 비슷하며 생활속의 잘못된 섭생으로 인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겠다.

 만성피로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방법은 신체 기혈음양(氣血陰陽) 중 무엇이 허(虛)한지,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중 어느 장기가 허(虛)한지를 정확히 진단하여 침·뜸·부항·한약 등을 적절히 활용해 치료하는 것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인삼이나 황기를 꿀과 함께 물에 타서 복용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만성피로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자 예방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건강관리 방법과 같다. 과로를 피하고 하루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또 몸이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주3회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하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같은 만성피로는 신체질환 등 원인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규칙적이면서도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스트레스 대처, 신선한 음식 먹기, 가벼운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 또 지속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면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상영<청연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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