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요즘, 엄마들은 아이의 컨디션 유지에 부쩍 신경을 쓰게 된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아이들은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떨어지며 숙면을 취하는 것도 힘들어 한다. 동의보감에는 ‘여름철 석 달은 하루 종일 부지런히 활동하고 만사에 순리대로 기운을 펴는 것이 여름에 순응해 양생하는 길이다. 이와 반대로 하면 겨울에 중병이 든다’고 나와있다. 여름철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가을·겨울철까지 고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중요한 여름철 우리 아이의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서병·냉방병 이길 원기 보충 필수

 

 여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이상 신호는 흔히 ‘더위 먹었다’고 하는 증상이다. 한방에서는 ‘서병’이라고 하는데 식욕이 떨어지고 온몸이 나른해 꼼짝하기 싫을 뿐 아니라 매사에 의욕이 없고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만약 아이가 평소보다 땀을 유난히 많이 흘리거나, 물을 자주 마셔도 계속 갈증을 호소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서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서병은 주로 체력이 약한 아이에게서 많이 나타나므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튼튼히 다져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한방에서는 여름철 아이의 속열에 주목한다. 속열은 과도하게 땀을 흘리게 해 진액을 고갈시킬 뿐 아니라 소화기나 피부, 호흡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식욕 부진, 아토피, 비염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아이의 속열을 진정시켜주고 진액을 보충해줘야 한다. 음료수 대신 오미자차와 매실차를 마시게 하면 좋다. 황금·석고 등의 약재를 이용해 속열을 진정시키고 진액과 기력을 보강시켜주는 한약을 처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뱃속의 기운은 차가워지기 쉽다. 이 때문에 소화기 계통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밥맛은 없고 차가운 몸에 차가운 음식만 찾게 되니 여름철이면 유독 위장 장애나 설사가 많이 생기게 된다. ‘냉방병’ 역시 차가워진 몸에 에어컨 등의 인공적인 냉기를 접하게 돼 생기는 병이다. 냉방병 때문에 감기에 걸리면 가뜩이나 저항력이 낮아진 상태여서 잘 낫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기를 보해주거나 조혈 능력을 키워주는 약을 먹는 게 여름을 나는 데 도움이 된다.

 

 청량음료 말고 수박이 갈증 해소 최고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청량음료보다는 과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청량음료에 포함된 당분은 곧바로 열을 내어 더위를 느끼게 하고 식욕을 떨어뜨린다. 여름철 더위를 물리치는 대표적인 과일로는 수박과 참외가 있는데, 두 과일 모두 심장의 열을 내리고 소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수박은 한의학에서 서과(西瓜)라고 할 정도로 갈증 해소에 좋다.

 그 외에 다음과 같은 수칙들을 지켜 아이의 건강을 관리하자.

 1. 아침 식사는 꼭 챙겨준다.

 아이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점심까지 뛰어놀거나 공부를 하면 기가 허해지면서 몸속의 열기가 돌아 조금만 더워도 쉽게 지친다. 이는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없어 아이의 체내에서 에너지를 소모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아침밥을 꼭 챙겨 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여름 당분이 과한 음료보다 생맥산을 끓여서 아이들에게 먹이면 좋다. 생맥산은 충분한 물에 인삼·오미자·맥문동을 같은 비율로 넣고 유기농 원당이나 꿀로 적당히 간을 한 뒤 끓여 먹는 음료이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약한 불로 줄여 1시간 반 정도 달여 먹으면 된다. 열이 많은 사람은 인삼 대신 도라지나 마를 넣어도 된다.

 2. 해 떨어지는 시간에 운동을 한다.

 더운 날씨에는 낮 시간의 야외활동은 줄이고 저녁 7~8시 사이 40분 정도 운동을 하면 좋다. 이 시간에 땀이 약간 나고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노폐물이 땀으로 배출되고, 소화력도 좋아진다. 또 숙면을 유도하는 호르몬도 왕성하게 분비된다.

 3. 쾌적한 잠자리 환경을 만들어 준다.

 아이는 어른이 느꼈을 때 약간 서늘한 온도가 숙면을 취하기 좋은 온도이다. 이 시기에 창문을 열어 두면 실내 기온이 20~22도 정도로 적당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는 창문을 열어두고 재우도록 한다. 또, 잠자기 2시간 전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장마철에는 보일러를 틀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4. 평소보다 1시간 빨리 재우도록 한다.

 여름에 뜨거워진 아이의 몸을 식히는 방법은 잠자는 시간을 1시간 정도 당기는 것이다. 잠을 자는 시간에는 체내 대사 활동이 줄어들어 속열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자는 시간을 1시간 정도 늘리면 아이의 속열을 식히는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예상된다고 한다. 평소보다 조금만 더 신경 써 건강한 여름을 보내도록 하자.

신준혁 <수완청연한방병원장>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