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입 비뚤, 날씨 때문만은 아냐
스트레스 등 면역력 저하때 위험
아직 한낮은 덥지만 아침과 저녁은 쌀쌀하다.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10도 이상의 차이를 보이면 건강관리가 어렵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바로 구안와사이다. 노인들이 자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바쁜 일상생활을 하는 학생·직장인 등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구안와사(口眼蝸斜)란 눈과 입이 비뚤어진다는 뜻으로, 양방에서는 안면신경마비라고 한다. 구안와사는 열두 개의 뇌신경 중 일곱번째 신경인 안면신경에 마비가 와 생기는 질환으로 마비를 일으킨 부위에 따라 중추성과 말초성 안면마비로 구분된다.
구안와사는 말초성 안면마비로 중추성인 중풍과는 차이가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마비된 쪽의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고 얼굴 근육 마비 외에는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반면에 중추성인 중풍은 얼굴에 마비가 나타나는 부위와 같은 쪽 신체에 마비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말이 어눌해지고 뒷목이 뻣뻣해지며 눈이 침침하고 입술 감각이 둔하여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는 특징이 있다.
얼굴 한쪽에만 증상 나타나는 경우 많아
구안와사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찬 곳에서 자거나 찬바람을 많이 쏘인 경우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로나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나 체력과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대상포진에 의해서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구안와사의 대표적 증상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얼굴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얼굴 감각이 없어지고 얼굴이 일그러지기도 하며 표정 짓기가 힘들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이 마르고 시리며 입 또한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침이 흐르거나 음식을 먹을 때도 흘러나오기 쉽다. 또한 청각 이상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구안와사의 치료를 살펴보면 마비 정도에 따라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통해 완화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2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거의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는 1년 이상까지도 치료가 이뤄지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안면마비가 발생한 초기 2주 정도는 후유증 여부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므로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는 우선적으로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소염 및 해독 위주의 침치료와 약침·한약 치료가 이뤄진다.
2주가 넘어간 뒤 한 달 정도 까지는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기혈을 순환시키는 치료가 중요해 기혈 순환 및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침치료와 약침치료·한약치료가 기본적으로 이뤄지며 물리치료나 수기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잔존 증상 치료가 중요하다. 기혈을 보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떨어져 있는 기능들을 다시 끌어올려 정상화 시키도록 치료가 이루어진다.
약침·한약치료+물리치료·수기치료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생활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흡연·음주·카페인은 삼가는 것이 좋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피하도록 한다. 눈에 마비가 있을 경우 눈이 건조하고 시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안대를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안면마비의 경우 심리적인 불안과 타인의 시선 등이 굉장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게 되므로 이 시기에는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는 피하도록 하고 되도록 거울을 보거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음을 최대한 편안하게 갖고 이완된 상태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모든 병들이 그렇지만 구안와사도 무엇보다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몸을 차지 않게 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는 기초 체력을 키우고 건강관리를 통해 여러 질환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한다. 경옥고나 공진단 같이 몸을 보해주는 한약을 통해서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설재욱<상무청연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