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프로젝트 시민 이해 낮아 “도통 모르겠다”
옥상·벽면녹화 등이 주사업…그마저 지지부진

▲ 7월까지 옥상녹화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서구문화센터 옥상이 방치돼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온도 탓에 ‘광프리카’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 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겠다며 추진한 시범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어 시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낮추겠다는 거냐”는 반응이다.

 광주시는 지난 6월, ‘광주 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의 세부사업 44개를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폭염으로부터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 △환경 문제 해결을 통한 도시 경쟁력 제고 △민관 협력의 새로운 그린거버넌스 모델 제시 등을 목표로 2020년까지 예산 44억8000만원을 들여 추진하게 된다.

 프로젝트에 포함된 세부사업들은 준비단계부터 계획 마련까지 시민,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협의를 통해 만들어냈다. 일각에선 “장기적인 플랜들이 마련된 것 같다.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문제”라는 호평도 한다.

 하지만 자연 물 순환체계 회복, 광주천 생태하천 조성, 바람길 활용 주거단지 조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등 대부분 사업들은 시민들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장기적 계획이다.

 따라서 시민들은 “도통 모르겠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민 박 모 씨는 “온도를 1도 낮추겠다는데 어떻게 낮추겠다는 건지, 광주에서 사업들을 진행하면 실제로 온도가 1도 낮아질 수 있는 건지 목표라든가 가시적인 청사진 등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이름이 ‘온도 1℃ 낮추기’인 것도 혼란을 일으킨다. “평균 온도를 지금보다 1℃ 낮추겠다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것. 하지만 이같은 이름은 실제론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상승한 평균기온 1℃를 기준으로, 앞으로 10년 간 1℃가 올라가지 않게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상황이 이렇자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시민들에게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광주 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 지구단위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5억 원을 들여 서구지역에 △쿨루프 설치 △옥상녹화사업 △벽면녹화사업 △친환경그린텃밭 조성 등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

 광주시는 7월까지를 사업기한으로 잡고 “혹서기 전 사업을 완료해 성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혹서기인 현재,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27일 찾은 옥상에 녹지를 조성하겠다던 서구문화센터 옥상 휴게공간은 공사가 진행이 되지 않아 바닥이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돼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럭키아파트 주변 방음벽 벽면녹화사업도 시작도 못한 상태다. 서구가 직접 진행하는 친환경그린텃밭 사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옥상에 하얀 페인트를 칠하는 비교적 간단한 쿨루프 사업만이 주민센터와 학교 옥상에 완료됐을 뿐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전진단과 설계용역 등 발주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져 늦어지고 있다”며 “빠르게 추진하고 싶지만 시청 내에서도 감독부서가 각각 따로 존재하고 과정들이 복잡하다 보니 늦어지고 있다. 최대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민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 정작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보여주는 부분을 놓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환경 문제는 단기적 전시행정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 성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시민들과 발맞춰 가야 하는 만큼 추진하는 정책들을 일관성있게 하나의 목표로 묶어 홍보하고 시민들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 추진력을 받는 모습들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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