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인격으로 대하라…“우리 침묵하지 않아야”

▲ 출처=충남교육청.
 “늘 욕을 얻어 들어서 별로 신경 안 써요.” “욕이요? 무감각해요.” “사실 전 신고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면 너무 속상해요.”

맛 집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작년, 재작년에 일을 했던 학생의 생생한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부모도 욕을 안 하는데 내가 왜 이런 욕을 들어야하나 생각하면서 혼자 운적도 있다고 했다. 그의 속사정을 들은 엄마가 당장 식당에 쫓아가겠다고 했지만 말렸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아도 버텼다. 일할 자리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였다. 사장님은 손님들 앞에서 미련하게 일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가족들과 같이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이렇게 창피를 줬다. 심지어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때렸다. 앞치마를 벗어던지고 박차고 나와 버리고 싶었다.

아마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없었다면 그렇게 했을 거다. 사장님은 손님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욕을 했다. `ㅆㅂㄴ, 걸*, 갈* 같은 *’ `ㅆㅂㄴ, ㅈㅅㄲ’.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면 귀마개라도 했을 텐데 듣고 싶지 않아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참담했다.

 걸*: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 갈*: 웃음과 몸을 파는 여자. 사장님이 뱉은 욕을 검색해보니 뜻이 이랬다. 최저시급도 못 받는데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 일을 해야 할까 생각이 복잡했다. 그러던 중 그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시험기간인데 사장님이 식당일이 바쁘다고 꼭 나오라고 했다. 거절도 못하고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다짜고짜 사장님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머리를 왜 못 굴려’ `싸가지 없는 새*’ `ㅆㅂㄴ’ `부모교육 어떻게 받았냐’ 악을 쓰고 욕지거리를 했다. 손님들이 있는 자리였다. `거 듣자하니 너무 하시네, 알바생도 인격이 있는데 좋은 말로 하시죠. 간만에 좋은 식사자리 만들었는데 입맛이 싹 가시네요. 여기 또 밥 먹으러 오겠어요? 얘들아 가자’ 이렇게 누구라도 알바들 편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사장님에게 따져 묻지 않았다. 그들은 죄인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허둥댔다. 결국 그는 너무 기분이 나빠서 일을 그만뒀다.

일하는 동안 누군가 대신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전히 친구들이 욕설과 폭행으로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용기를 내어 안심알바신고센터를 방문했다.

사장님이 더 이상 욕하고 때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바들을 인격으로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알바학생의 요구는 정당하다. 당연하다.

알바권리가 일터의 정문을 넘어서면 좋겠다.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일하는 곳곳에서 그들의 권리가 보장받도록 우리는 침묵하지 않아야한다.

광주시교육청 내 안심알바신고센터 062-380-8998.

박수희<민주인권교육센터 내 안심알바신고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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