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7년 8월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유엔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면 고령사회라 하는데, 한국은 8월 말 기준으로 노인이 725만7000명으로 전체 인구 5175만4000명의 14.0%를 넘었다.

 일본,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도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가 되었다.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인데, 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사회가 되고 17년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가 되는데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3년, 일본은 24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통계청이 1997년에 장래인구추계를 할 때 2022년에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예측보다 5년 빨리 고령사회가 된 것은 수명의 증가와 초저출산이 함께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1960년 52.4세에서 2014년 82.4세로 54년간 30세나 늘었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노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노후대책의 팁이다.
 
 ▶18세에 국민연금에 가입한다

 노후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이다. 한국 노인빈곤율은 48.8%로 OECD 평균 12.6%보다 거의 4배가 높다. 한국인 중 90세가 되어도 빈곤하지 않는 노인은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자이다.

 모든 국민이 공무원이 될 수 없기에 국민연금을 많이 타려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고 길게 가입해야 한다. 18세가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가입한다. 한 달이라도 가입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았더라도 다음에 ‘추가납부’를 할 수 있지만 소급해서 가입할 수는 없다. 자녀가 18세가 되면 부모가 첫달 가입비를 ‘선물’로 주고, 19세 성년이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완료를 확인하는 운동을 펼치자. 노후대책을 노후에 세우는 것은 이미 늦다. 18세에 국민연금 가입으로 노후대책을 시작한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한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보험자는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아프지 않더라도 정기 건강검진을 반드시 하고,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며, 40세 이상은 유방암·위암·간암을 검사하고, 50세 이상은 대장암 검사를 하자. 5대 암검사는 소득에 따라 무상 혹은 검사비의 10%만 내고 받을 수 있다.

 암 검사를 하여 진단이 나오면 국가로부터 암치료비 200만원을 받아서 치료받고, 보건소에 암환자 등록을 하면 본인부담금을 5%로 낮추어서 치료받을 수도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암치료비도 대폭 낮아졌다. 질병에 겁먹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사하여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자.

 다른 질병도 증상이 있거나 걱정 되면 미루지 말고 건강검진을 받는다. 특히 40대 이상은 지역에서 신뢰도가 높은 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받고, 5년 혹은 10년 주기로 같은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는다. 응급상황이 생기거나 큰 병에 걸려서 병원에 갔을 때 누적된 건강정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간에 진단과 치료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돈을 벌면, 저축한 후에 쓴다

 일을 시작하여 돈을 벌면 저축한 후에 지출하는 습관을 들인다. 번 돈의 30% 이상은 중장기로 저축하고, 나머지도 통장에 두고 지출한다. 지출할 때는 향후 수입으로 연결되는지를 생각하면서 쓴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먹고 더 나은 것을 배우기 위해 쓰는 것은 투자이지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지출일 뿐이다. 친교를 위해 가볍게 한잔 하는 것은 투자이지만, 습관적으로 음료수를 마시는 것은 낭비이다.
 
 ▶체면 때문에 낭비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과 중장년층이 가장 낭비하기 쉬운 것이 체면 때문에 쓰는 돈이다. 최근 장례식은 많이 표준화되었지만, 결혼식은 허례허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생에 한번이라는 말에 낭비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꼭 축하받고 싶은 사람들만 초대하여 의미있게 하는 결혼식이 널리 확산되면 좋겠다. 결혼식을 사회적 위세를 경연하듯이 손님을 모으는 것은 하객의 입장에서도 불편하다.

 승용차는 이동의 수단이지 신분의 상징이 아니다. 고급차를 새로 사면 찻값은 물론이고 세금, 보험료, 유지비도 늘어난다. 가성비가 좋은 차를 사면 찻값은 물론이고 세금, 보험료, 유지비도 줄어든다. 싸고 튼튼한 차를 사서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다

 결혼을 하려면 가급적 일찍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하고 자녀를 빨리 낳는다. 한국 출산율이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만혼이다. 결혼연령이 늦어지니 산모의 연령도 늦어지고 첫째를 낳더라도 둘째/셋째를 낳기는 더욱 어렵다. 일을 이유로 결혼을 마냥 미루거나 자녀 출산을 늦추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

 같은 수의 자녀를 낳더라도 20대나 30대 초반에 낳는 것과 30대 중반 이후에 낳는 것은 크게 다르다. 자녀를 대학교까지 가르친다면 25년 가량이 들기에 20대에 낳으면 자녀가 졸업할 때 부모는 40대 후반이지만, 30대 후반에 낳으면 50대가 된다. 부모는 자신의 노후를 본격적으로 대비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질병이나 사고로 부모가 일찍 사망하면 자녀가 자립할 시간도 줄어든다.
 
 ▶살집은 구입해서 안정적으로 거주한다

 취업이나 결혼을 하여 중장기적으로 살 곳이라면 괜찮은 집을 빨리 사서 장기적으로 거주한다. 작은 집이라도 내 집에서 사는 것과 셋집에서 사는 것은 삶의 질이 다르다. 셋집에서 살면 2년마다 한번씩 세를 올려주고, 본인의 뜻과 달리 이사를 해야 하기도 한다.

 이사할 때마다 이사비용, 중개 수수료, 가구를 사거나 버릴 때 내는 비용, 도배나 장판비용 등은 적지 않다. 집을 옮기면 다니던 어린이집·유치원·학교를 옮겨야 할 때가 많고,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해지는 것도 쉽지 않다. 곧 이사를 갈 것이기 때문에 이웃관계를 하지 않고 사는 경우도 있다.

 집을 사면 집값이 오르내리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늘 올랐다. 인구구조와 주거시장이 바뀌기에 예전처럼 폭등은 없겠지만 편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집값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은행대출을 받아서 안정적으로 살집을 구한다.
 
 ▶지금 여기에서 삶을 즐긴다

 영어 present는 “현재의, 보여주다, 선물하다” 등의 뜻이다. 현재의 삶을 선물로 생각하고 여유롭고 알차게 살아보자. 그동안 우리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데 익숙해왔다.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을 희생하였지만 더 좋은 미래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생애에서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선물’이다. 오늘을 알차고 여유롭게 살아보자.

참고=이용교의 복지평론 http://blog.daum.net/lyg29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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