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네버마인드’ 15년 역사 종지부

▲ 지난 2013년 네버마인드에서 개최한 ‘광주인디뮤직페스티벌’ 공연 모습.<네버마인드 제공>
 클럽 네버마인드는 광주 뮤지션들의 요람 같은 곳이다. 무대가 흔하지 않았던 때 네버마인드 무대에 서면, 광주에서 활동하는 밴드로서 인정받는 첫 관문이었던 것. 이후에도 네버마인드는 뮤지션과 관객이 만나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악의 보루로 자리 잡았다.

 15년 간 그렇게 한 길을 걸어온 네버마인드가 문을 닫는다. 공연 기획부터 관리·운영까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주까지 바뀌게 돼 올해 안에 짐을 싸야 할 형편이 됐다. 세 번째로 싸는 짐이다.

 2002년 전남대 후문에서 문을 연 네버마인드는 1년 반 정도 운영하다가 쫓겨나다시피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그곳에선 소음 민원이 제기돼 미운털이 박혔다. 결국 2008년 대인시장 건너편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버텨왔다.
 
▲“광주에도 무대 있다” 증명한 세월

 클럽 하나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남유진 네버마인드 대표는 홀로 고군분투해야 했다. 광주 금남로에 지역 뮤지션들을 세우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네버마인드의 15년은 지역 뮤지션들이 광주에서도 설 무대가 있고 성장할 음악 판이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기 위한 세월이다.

지역 뮤지션들에게 네버마인드가 더욱 각별한 이유다.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우물안 개구리’, ‘김과리’, ‘더티라콘’, ‘윈디캣’ 등은 모두 네버마인드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

 판의 크기는 좁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 영화를 테마로 한 기획공연부터 김광석·너바나 등 뮤지션 트리뷰트 공연까지 음악 마니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음악 공연뿐 아니라 연극·독립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문화 활동들이 펼쳐지는 대안문화공간으로도 기능했다.

 특히 네버마인드의 발자취는 광주 음악 생태계의 산실로 연결된다. 광주 밴드 음악을 망라해 선보인 ‘컴필레이션’ 음반 발매와 ‘광주인디뮤직페스티벌’ 개최가 그것이다.

 컴필레이션 음반은 지역 클럽에서 최초로 발매된 앨범으로 서울 인디레이블 워크숍을 통해 지역 뮤지션 매칭 작업까지 이끌어냈다.
 
▲‘컴필레이션 발매’ 등 음악 생태계 산실
 
 올해는 잠정 중단됐던 ‘광주인디뮤직페스티벌’(약칭 광인뮤페)이 다시 부활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뮤지션들의 모금으로 첫 회를 시작한 광인뮤페는 지역 뮤지션들이 서로 경쟁하고 실력을 선보이는 성장 발판이자 인디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준 이벤트다.

 라이브클럽 네버마인드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회간 이어오다 2015년 광주음악창작소 프로그램 지원으로 한차례 선보인 뒤 2년 만에 부활했다.

 남 대표는 “건강한 음악 판을 만들기 위해 15년 동안 한 길을 걸어왔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탓에 지친 것이 사실”이라며 “네버마인드는 정리된다고 해도 또 다른 기회를 통해 꿈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네버마인드 악기들을 처분 중이며, 12월 중에 정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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